정연주 KBS 사장의 해임이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의 결재만 남겨놓으면서 후임 사장 인선과 그 절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8일 임시이사회에서 정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의결한 KBS 이사회는 이 대통령이 이르면 11일 중에 정 사장 해임을 결정하면 13일로 예정된 임시이사회부터 본격적으로 후임 사장 선임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 방송법은 KBS 사장 임명과 관련해 '사장은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절차는 명시돼있지 않다. 정 사장은 2003년 언론노조와 시민사회단체 추천으로 KBS 사장 공모에 나서 이사회 투표를 거쳐 사장에 취임했으며 2006년에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의 파행 등 우여곡절 끝에 이사회의 표결로 재임에 성공했다.
유재천 KBS 이사장은 차기 사장 문제와 관련해 "정관에 따르면 사장 유고시 한 달 이내에 차기 사장을 선임하도록 돼있다"면서 "신중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너무 오래 시간을 끄는 것은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이어 "현재로서는 공모나 사장추천위원회 구성 등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면서 "13일과 19일로 예정된 임시이사회에서 사장 선임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간담회 형식으로 논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KBS 노동조합은 최근 사장추천위원회를 15명으로 구성하고 사추위 안에 3-5명으로 구성된 검증소위를 두는 것을 골자로 한 '국민참여형 사장선임제도'를 발표해 놓고 있으며, "현재 성패의 관건이 될 수 있는 이사회 설득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정 사장이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후임 사장 선임에 대해 논의하는 게 맞지 않다고 판단해 노조 측이 마련한 제도에 대해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다"면서 "향후 이 방안을 포함해 이사들의 중지를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방송가에서는 차기 KBS 사장 후보로 김인규 전 KBS 이사, 안국정 SBS 부회장, 강동순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이민희 전 KBS 미디어 사장, 이병순 KBS 비즈니스 사장, 김원용 이화여대 교수, 박찬숙 전 한나라당 의원, 오명 건국대 총장, 박병무 전 하나로텔레콤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누가 이사회의 임명 제청을 받아 사장으로 임명될지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정 사장의 퇴진을 둘러싸고 KBS 안팎의 분열이 심화된 상황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방송에 대한 전문성과 도덕성, 경영 능력 등을 두루 갖춘 인사가 선임되지 않을 경우 KBS는 또 한차례 극심한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사장의 퇴진을 주장해온 KBS 노조는 현재 낙하산 사장 저지 투쟁에 돌입한 상태이다.
지난 8일 임시이사회 직후 KBS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비판하고 낙하산 사장 저지를 주장하며 삭발 결의대회를 열었으며, 14~20일 낙하산 사장 임명 저지 총파업 찬반 투표를 하기로 했다. 또 9일부터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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