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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며느리 같이 살면서도…숨진 아버지 방치

<8뉴스>

<앵커>

아흔이 넘는 노인이 집에서 숨진 지 사흘만에 발견됐습니다. 아들과 며느리가 멀쩡히 같은 집에 살고 있었는데도 이런 기막힌 일이 일어났습니다.

KNN 차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로 아흔 두 살의 정 모 씨.

6남매를 키워 출가시킨 뒤 둘째 아들 부부와 함께 살아왔습니다.

노환에 치매까지 겹친 정 씨는 좁은 방 한칸이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방에 딸린 부엌은 창고이자 화장실.

결국 이곳이 정 씨 인생의 마지막 자리가 됐습니다.

지난 26일 저녁 며느리에게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후, 정 씨는 사흘만인 어제(29일) 이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둘째 아들은 지난달 실직한 뒤 밖으로만 나돌았습니다.

아버지가 숨졌을 시간에도 동네 PC방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웃 주민 : 아들은 어쩌다가 보이고, 안 보이지.]

밤마다 일을 나간 며느리도 지난 사흘간 시아버지의 방문을 한번도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숨진 정 씨가 굶어 죽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양우석/부산 사하경찰서: 정확한 사인, 그리고 사망 일시를 규명하기 위해서 부검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정 씨의 아들에게 존속 유기 혐의를 적용할 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을 떠나 한 노인의 외롭고 서러운 죽음이 가족이란 단어를 씁쓸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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