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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백년 역사의 뒷골목 '후퉁', 올림픽 바람에 '격변'

<8뉴스>

<앵커>

이번 순서는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인들의 삶을 우리 눈으로 조명해 보는 연속 기획보도입니다. 오늘(29일)은 베이징 서민들의 생활 터전이자 문화관광구역으로 거듭나고 있는 베이징의 뒷골목 '후퉁' 사람들의 이야기를 취재했습니다.

윤영현 기자입니다.

<기자>

천하의 수도로 일컬어지던 황제의 도시 베이징.

황제의 궁궐을 벗어나면 거미줄처럼 얽힌 뒷골목이 나타납니다.

8백 년 역사를 지닌 베이징의 뒷골목 '후퉁'입니다.

베이징 서민들이 하루 하루를 보내는 삶의 공간이자, 외국인들에게 필수 관광 코스로 떠오른 곳입니다.

59살인 따이홍장 씨.

42년째 좁고 구불 구불한 후퉁 골목을 인력거로 누벼온 후퉁 토박이입니다.

페달을 밟으며, 가족의 생계를 꾸려온 그에게 인력거는 인생의 동반자입니다.

[따이홍장/인력거꾼: 생계수단도 되고 신체단련도 되고 외국인 친구도 만날수 있어 좋습니다.]

어떤 여행 가이드도 지도를 그릴 수 없었다는 후퉁, 요즘도 새로운 뒷골목이 발견된다는 후퉁에는 매일 3백 대의 인력거가 누빕니다.

'후퉁'의 전통가옥인 사합원.

마당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집채가 둘러싸, 이웃과 옹기종기 더불어 삽니다.

[웬진시우/후퉁 주민: 땅의 기를 받을수 있어 건강에 좋아요. 고층 빌딩에서 일하고 아파트에 들어가 살면 땅의 기를 받을 수 없습니다.]

후퉁은 요즘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격변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때 7천 개에 달했다는 후퉁 뒷골목은 대규모 도시 개발로 지금은 천 6백 개 정도만 남았습니다.

특히 올림픽을 앞두고 철거와 해체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철거 정책은 많은 저항을 불러왔고, 최근 25개 구역은 문화재 보존 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유핑주/후퉁 주민: 개인재산도 국가 재산처럼 소중합니다. 올림픽을 앞세워 사유 재산을 침해할수 없습니다.]

철거와 보존, 두 갈래 운명이 교차하는 후퉁.

살아남은 '후퉁'은 카페와 찻집, 여관 등으로 개조돼, 지구촌 세계인의 소통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존볼/관광객: 매력적인 곳입니다. 중국과 베이징의 혼이 잘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도시 재개발의 논리에 밀려 후퉁은 사라지고 있지만, 그 곳 사람들은 각자의 꿈을 쫓아 오늘도 골목을 누비고 있습니다.

[60살, 70살까지 인력거를 탈 것입니다. 체력이 닿는 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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