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1일 국내에서 진행된 한미 쇠고기 협상을 앞두고 미국측은 협상을 한국측에 공식 제안하기도 전에 이미 협상 대표단이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공식 협상 요청조차도 협상 하루 전에 급박하게 이뤄졌다는 주장이 27일 제기됐다.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 소속 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이날 공개한 외교통상부 문서에 따르면 주미 한국대사관은 4월10일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 "웬디 커틀러 USTR(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미 대표단이 4월9일(미국시간 기준. 한국시간 10일 새벽) 서울로 향발했다'고 알려왔다"는 내용의 공문을 외통부에 보냈다.
같은 날인 10일 농림수산식품부는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미국측의 공식적 협상 제안사실을 공문으로 접수한 뒤 역시 같은 날 미국측에 협상 수용 방침을 통보했고, 외통부에도 낮 12시30분 공문을 보내 협상 개시 내용을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농림부는 이날 곧바로 관련 훈령을 만들었으나 시간상 촉박함 등 때문에 관계부처 장관회의나 전문가 토론 등을 거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측은 "한국 정부에 접수된 쇠고기 협상 관련 공문은 4월10일분이 최초였다"며 "미국측의 공식 협상요청과 그에 대한 우리측의 수락이 있기 전에 협상단이 이미 출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김 의원이 입수한 지난해 10월 참여정부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관련 자료에 따르면 같은달 6일 미국측의 협상 요청 공문이 접수돼 한국 정부가 이틀 뒤인 8일 이를 공식 수락했으며, 협상은 11일 시작하는 절차를 밟았다.
김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측의 공식 수락이 있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출발 사실을 통보하고 협상 하루 전에서야 공식 요청을 한 것은 외교관례에 비쳐볼 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며 "협상 자체가 사전에 윗선간에 막후조율이 이뤄진 상태에서, 쫓기듯 서둘러 이를 추인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상대국가로부터 협상 제안이 오면 관계부처 회의 등을 거치는 게 통상적 관례"라며 "대통령 방미 전에 쇠고기 문제를 결론 내기 위해 아무런 대응 전략 없이 끌려다닌 졸속.부실협상의 단적인 근거"라며 `정상회담 선물용'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측은 "외통부 관계자도 `협상 상대국의 공식적인 수용의사가 전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단이 협상개최지를 향해 출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긴 하다'고 구두로 인정했다"며 "여러 정황상 지난 3월 말 유명환 외통부 장관 방미 기간 양측간에 어느 정도 얘기가 끝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으나 외통부가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관련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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