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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인1세대 첫 직선시장 도전 강석희 씨

캘리포니아 어바인시장 출사표…당선 가능성 높아

"두터운 장벽을 뚫고 미국 주류사회에서 꿋꿋이 지도자로 봉사할 수 있다면 개인적인 영광이자, 한인사회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오는 11월4일 미국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의 어바인 시장(mayor) 선거에 출마하는 강석희(55)씨의 각오는 남달랐다.

현재 어바인시 부시장인 강씨는 이달 말 시장 선거 후보로 공식등록한 뒤 석달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선다.

서울 노원구, 경기도 청소년협주단과의 협연을 위한 어바인시 청소년음악협주단의 방한공연을 주선한 강씨는 공연 격려차 지난 24일 방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후 26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강씨가 임기 2년의 어바인 시장에 당선되면 한인 1세대로 첫 미국 지자체 직선시장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창준(69)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이 1991∼1992년 캘리포니아주 다이아몬드바시장을 지낸적 있지만 당시 직선제 시장은 아니었다.

지난 2000년 한인으로 첫 미국 직선시장에 당선된 해리 김(68) 하와이주 빅아일랜드 시장은 미국에서 태어났고 2005년 선출된 최준희(37) 뉴저지주 에디슨시 시장의 경우 세살때 미국으로 건너가 한인 1.5세대로 분류된다.

한국에서 태어나 성인으로 성장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한인 1세대로서 언어, 문화적인 이질감을 극복하고 미국 지자체의 시장에까지 오른다는 것은 훨씬 힘들다.

더구나 21만명이 거주하는 어바인시는 오렌지카운티 내 34개 도시 가운데 세번째로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 속한다. 범죄율이 낮고 교육환경이 뛰어나 성공적인 계획도시로 꼽히며 미국내 최대 공원 규모인 `그레이트 파크'를 건설 중이다.

그는 "미국은 이민으로부터 시작된 나라인데 내가 시장에 당선되면 미국이 표방하는 민주주의에서 하나의 초석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민자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해 7월 일찌감치 시장 출마 의사를 피력한 그는 어바인시에서 정치적 입지가 탄탄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여성 후보인 공화당계 시의원 크리스티나 셰이(59)와 2파전으로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되지만 강씨는 한인, 이란계, 이스라엘계 등 소수계의 높은 지지를 앞세워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3년 넘게 시정활동에 매진한 덕분에 베스 크롬 현 어바인시 시장을 비롯한 많은 정치인들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다.

강씨는 "내가 앞서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선거에서 자만심은 좋지 않다. 항상 몸을 낮추고 선거일까지 내가 가진 것의 150%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어바인시 유권자 10만명 가운데 한인은 4천명에 불과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꼭 당선돼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는 한인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어바인시가 교육, 환경, 공공안전 등에서 더 모범적인 도시가 되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부지런히 유권자들의 집을 찾아 표심을 잡는다는 것이 선거전략이다.

강씨는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과 끈기로 10년 넘게 어바인시 정계에서 보폭을 넓혀왔다.

1993년 한인장학재단 이사로 한인사회에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한미민주당협회 회장, 오렌지카운티 한미연합회이사장 등을 거쳐 2004년부터 어바인 시의원으로 활약해왔고 현재 부시장을 겸직하고 있다.

강씨가 미국에서 생활한지도 어느덧 30년이 넘는다. 1977년 고려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이민, 15년간 전자제품 판매점에서 일하면서 탁월한 영업능력을 인정받았다. 직장인으로 잘 나가던 그가 정치계에 뛰어든 것은 미국 내 한국인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당시 한인사회가 열심히 다진 터전이 하룻밤에 잿더미로 변화는 것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한인사회가 정치력이 없어서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미국 한인 사회의 대표적 지도자로서 고국에 대한 애정은 변함없다.

강씨는 지난 3월 미국 내 한인 정치인들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비준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 미국 상원 및 하원의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노동계가 반발하기 때문에 민주당은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한 뒤 "FTA가 빨리 미국 의회를 통과돼 양국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지렛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향후 더 큰 정치적 꿈과 미국에서 성공한 비결에 대한 질문에는 겸손한 답변이 돌아왔다.

강씨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지금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정치적으로 더 클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면서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신의와 신용을 지키라고 배웠는데 내가 한 말을 100% 책임지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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