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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화재, 인명피해 왜 컸나…관리 사각지대

<8뉴스>

<앵커>

그렇게 큰 불이 아니었는데도 큰 인명피해가 난 이유가 뭘까요?

화재관리의 사각지대라는 고시원의 문제점을 권영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재작년 7월 서울 잠실동에 있는 고시원 건물에서 불이 나 8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습니다.

엿새 뒤 경기도 안산의 고시원에서도 7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습니다.

당시도 이번처럼 심각한 화재는 아니었지만, 미처 고시원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유독가스에 질식해 변을 당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힌 벌집형 구조와 부족한 소방 안전시설 때문이었습니다.

[김모 씨/2006년 안산 고시원 화재 피해자 : 연기 때문에 못 나왔지. 어두워서 불도 꺼지고 문을 열고 못나오지. 나오면 연기가 더 많으니 까.불도 꺼지고 문을 열고 못 나오지 열면 연기가 더 많으니까.]

고시원은 많은 사람들이 숙식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호텔이나 여관 같은 숙박시설입니다.

숙박시설은 창문과 같은 배연 설비, 비상구 설치와 불연재 등에서 기준이 훨씬 엄격합니다.

사전에 건축허가와 업종허가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현행 법상 고시원은 슈퍼마켓이나 미용실 등과 같은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기가 빠져나갈 틈도 없는 벌집 같은 방을 붙여놔도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고시원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고시원 주인 : 불 나면 뭐 보험 든 거 밖에 더 있어요? 불 나는 거 걱정하면 여기서 못 자죠.]

사실상 서민층의 숙박시설로 이용되고 있는데도 현행법이 이를 반영해 주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박재성 교수/한국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부 : 피난과 관련된, 즉 직통계단의 설치라든지 내장재의 설치라든지 그런 안전과 화재안전과 관련된 보다 강화된 법이 적용이 되야하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안전 기준 강화도 필요하지만, 수익성만 생각해 무리하게 방만 늘리고 안전시설은 소홀히 하는 일부 업주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화재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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