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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처벌 규정…'표현의 자유냐 vs 사회적 책임이냐'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 글로 인한 명예훼손을 막기 위해 포털, P2P 사업자 등에게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찬반 양론이 갈려 공방이 오가고 있고 네이버와 다음, SK컴즈, 야후코리아 등 포털업체들은 "현실성이 없다"면서 "사업자가 무슨 근거로 명예훼손 여부를 가릴수 있겠느냐"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불건전정보 유통방지 강화 = 방송통신위가 22일 인터넷 이용질서를 바로잡겠다며 내놓은 50개 대책중 포털 등의 사회적 책임강화 방안은 일단 인터넷상에서 만연된 비방성 댓글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방통위는 포털 등 사업자들이 댓글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게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벌금형 등 처벌하는 규정을 연내 전기통신망법 개정안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모니터링체계를 갖추지 않으면 징계한다는 뜻이다. 모니터링을 통해 걸러진 분쟁소지가 있는 댓글은 추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적정성 여부가 판단된다.

방통위는 또 명예훼손 등의 피해자가 정보삭제 요청시 임시조치 등을 취하지 않는 사업자 등에 대한 처벌규정도 도입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방통위 임차식 이용자네트워크 국장은 "지금은 명예훼손이 있는 경우 피해자가 문제가 된 글의 삭제를 요청하고 제공자가 임시조치를 취하는 방식이지만 포털측이 문제의 글을 삭제하지 않더라도 처벌규정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 국장은 "피해자는 민사구제외에 방법이 없는데 절차가 복잡하고 시일이 오래 걸려 실제로 구제신청을 하는 사례가 적었다"면서 "그동안 판례가 포털측의 책임을 인정해온 만큼 실효성 확보차원에서 이같은 방안을 강구하게 됐다"고 배경을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인터넷상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과 관련, "사이버 모욕제 신설을 검토하는 등 인터넷 유해사범에 대한 처벌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표현의 자유 논란..현실성도 의문 = 하지만 정부 방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우선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가 저해되는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nevermindjk'란 ID의 네티즌은 "앞으로 청와대의 삭제요청에 고발조치 무서워서 댓글도 못쓰겠다"고 말했고, 또다른 네티즌은 "비판할 자유의 말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konink'는 "무책임한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줄어야 한다"며 찬성의 뜻을 밝혔고 "찬성이다. 자신의 글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환영의 글도 보였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어떤 기준을 갖고 댓글의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하느냐가 문제다.

한 포털업계 관계자는 "명예훼손의 판단은 법원이 해야 하는데 사업자가 판단할 근거나 가이드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모니터링은 지금도 하고 있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다 감지를 할 수는 없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게시글의 경우 사용자 동의를 통해 지우라는 공정위 방침과, 방통위의 명예훼손 신고를 통한 임시조치 내용은 사실상 대치되는 내용으로 오락가락하는 정부 규제가 혼란스럽다"며 "정부의 기술적, 예산적 지원없이 사회적 책임만을 강조해 영세한 사업자가 모니터링 인원을 확충하는 것이 해결방법은 아니다"고 짤라 말했다.

피해자측의 일방적 주장만 듣고 임의로 글을 삭제할 경우 사회고발성 댓글이나, `휘슬블로어'(부정행위에 대한 내부고발)의 목소리 등 사회에 긍정적인 목소리를 억누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통위는 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다 보면 걸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허나 한달 심의건수만 수천건, 수만건에 달하는 상황에서 심의가 얼마나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이때문에 오히려 관련 글이 방송통신심의위 결정에 앞서 피해자측의 주장에 의해 30일간 `블라인드'(인터넷에 보이지 않도록 하는 행위) 하게 될 경우 그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입법 과정서 논란 불가피할 듯 = 악성 댓글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어느때 보다 강경하다.

정부는 연내 관련법 개정안을 마련, 정기국회에 상정한뒤 통과되는대로 내년부터 이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입법과정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 법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금도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힘없는 노동자들의 글이 '비방'이라는 이유로 삭제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 대책은 지나치게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시킨 감이 없지 않다"면서 "상당한 반대에 부딪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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