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마약과의 전쟁' 1년 반…무법천지 멕시코를 가다

<8뉴스>

<앵커>

벌써 1년 넘게 마약 조직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멕시코. 하지만 최근엔 경찰 총수가 살해당할 정도로 무법 천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3만 명이 넘는 우리 교민들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김도식 특파원이 현지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멕시코시티 한복판에 있는 재래시장 떼삐또입니다.

마약 조직이 완전 장악한 이곳에서 4년째 옷장사를 하고 있는 김재준 씨.

3중 철문에 자물쇠를 14개나 갖고 있습니다.

[김재준/멕시코 거주 동포 : 셔터 하나, 그 다음에 접이식 문 하나, 마지막 문 하나. 문이 세 개예요.]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치는 무장 강도 때문에 사설 경비원까지 두고 있습니다.

[김재준/멕시코 거주 동포 : 밤에만 그런 게 아니고, 낮에도 수시로 강도가 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아마 이 자리에서 다섯번, 여섯번? 모르겠어요. 정확히 기억도 안 나는데.]

한인 가게들이 매주 거금을 모아 마약 조직에 상납을 하지만 별 소용이 없습니다.

일주일 새 두 번 털린 가게도 있습니다.

[김 모씨/'떼삐또' 상인 : 총 들고 들어와서 물건 실어가고, 지나가던 (한인회) 총무한테 돈·핸드폰까지 털어갔대요.]

마약 조직의 중간 두목이 대낮에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립니다.

하지만 시장 어디에도 경찰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김은하/'떼삐또' 한인 상조회장 : 여기 지역은 마피아 소굴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마약의 소굴. 무슨 무기든지,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여기 멕시코의 떼삐또예요.]

재작년 말 취임한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은 군 병력까지 동원해가며 1년 반째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도 한복판에서 마약 조직은 여전히 건재하고, 외곽에서도 군과 경찰에 강력히 대항하고 있습니다.

마약 조직을 단속하던 공안부 장관과 차관, 경찰 총수까지 마약 조직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올들어 마약조직과의 전쟁으로 천4백여 명이 숨졌는데, 이 가운데 450명이 군인, 또는 경찰입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53%의 국민들이 마약과의 전쟁에서 결국 마약조직이 이길 것이라고 답할 만큼 정부에 대한 불신은 커져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