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조세포탈 혐의만 일부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이후 재판부와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법정밖'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조준웅 특별검사는 18일 "기소를 잘못했기 때문에 무죄라고 (판사가) 언급했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자청했다.
이는 하루 전인 17일 '삼성재판'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민병훈 부장판사가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의혹을 무죄 판결한 것에 대해 "기소가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민 부장판사는 특검이 에버랜드 경영진의 배임 혐의에 이 전 회장을 공범으로 기소한 데 대해 무죄 판결하면서 합리적 이유 없이 에버랜드의 법인주주들이 에버랜드 CB의 실권을 결정했다면 이 전 회장을 법인주주 경영진의 배임에 대한 공범으로는 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었다.
특검은 "판결문에도 특검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법인주주 배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돼 기소하거나 수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나와있는데 `이렇게 기소를 했어야 하는데 다르게 기소했으니까 무죄'라고 자꾸 밖에서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허태학ㆍ박노빈 사건은 비서실이 CB발행을 지시했다는 입증이 부실한 상태에서도 유죄판결이 나왔다"며 "기소도 안되는 것을 다른 재판부가 유죄 판결했다고 재판장이 법정 외에서 말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꼬았다.
앞서 에버랜드 경영진이 유죄 판결을 받았던 것과 정면 배치되는 선고를 해 "법원이 `면죄부'를 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자 민 부장판사는 그 해명으로 "검찰이나 국세청이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결국 특검이 `발끈'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통상 판결 선고 뒤 재판부가 사건에 대해 직접 언급하는 일이 많지 않아 일각에서는 "판사는 판결로만 말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면죄부 논란'에 대한 직접 해명이 필요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에버랜드 CB 편법증여 무죄 및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면소에 대한 논쟁이 법정 밖에서도 가열되고 있지만 본격적 법리공방은 `2라운드'인 항소심 법정 안에서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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