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검찰 수사, 정정ㆍ반론보도 청구 소송,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등 다방면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와중에 'PD수첩' 제작진은 15일 'PD수첩, 진실을 왜곡했는가'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제작진은 그동안 'PD수첩'의 보도를 반박하는 다양한 주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재반박하거나 잘못된 점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D수첩' 보도 내용과 관련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PD수첩 측의 주장과 이 프로그램의 번역에 참여했다 문제제기에 나선 프리랜서 번역가 정지민 씨,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농림수산식품부의 주장 등을 쟁점별로 정리했다.
◇'다우너 소'(일명 '주저앉는 소')와 광우병 소의 함수관계
'PD수첩'은 4월29일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에서 미국 시민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공개한 다우너 소 영상을 보여줬다. 방송 중 '이 동영상 속 소들 중 광우병 소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자막이 나갔으나 이 영상의 충격적인 장면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리는데 크게 한몫했다.
농식품부는 "화면에 다우너 소가 나온 후 진행자가 '광우병에 걸린 소'라고 표현해 다우너 소를 광우병 소로 단정하도록 시청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번역가 정씨는 "다우너 소에 대해 광우병과 연결하지 말라고 했는데 맥락상 연결됐다"며 "다우너 소가 광우병 소일 수 있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말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실제 그 영상에 나온 소들이 광우병 소일 가능성을 계산해야 한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PD수첩은 이런 지적에 대한 반박으로 15일 방송에서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관계자인 마이클 그래거 씨의 추가 인터뷰를 내보냈다. 그래거씨는 이 인터뷰에서 "다우너 소를 광우병 위험이 높은 소라고 해석하면 과장인가"라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 주저앉는 것은 광우병의 주된 증상 중의 하나"라고 답했다. 제작진은 또 정부도 다우너 소과 관련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은?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다고 의심되는 미국인 아레사 빈슨 씨의 사인에 대해서도 논란이 분분하다. 특히 빈슨의 어머니가 딸의 사인을 말하면서 CJD(크로이츠펠트 야콥병)라고 한 부분을 'PD수첩'이 vCJD(인간광우병)로 번역해 내보낸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PD수첩'은 이에 대해 "전문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어머니가 두 의학용어인 vCJD와 CJD를 혼동한 것이 틀림없으며 vCJD와 CJD를 섞어서 이야기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딸의 사인을 vCJD로 의심했다"며 15일 해명 방송에서도 빈슨의 어머니가 다른 미국 방송사와 인터뷰한 내용을 추가 공개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아레사의 어머니가 CJD라고 말한 것을 'PD수첩'이 vCJD로 오역해 아레사의 사인을 vCJD로 단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일부 언론은 "'PD수첩'이 광우병의 위험을 강조하기 위해 고의로 사실을 누락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씨는 ▲빈슨의 어머니는 CJD와 vCJD의 개념을 정확하게 구분했고 ▲방송의 vCJD 자막처리는 오역이 분명하며 CJD의 가능성을 방송에서 배제할 이유는 없으며 ▲빈슨의 어머니는 위절제수술 후유증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외 전반적인 번역 오류 문제
'PD수첩'은 영어 번역상의 일부 오류로 인해 계속해서 공격을 받았다. '젖소'(dairy cows)를 '이런 소'로 번역하거나 진행자가 생방송 도중 '광우병에 걸렸을 수도 있는 소'를 '광우병에 걸린 소'라고 단정지어 말한 것 등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수차례 유감을 표명했다. 15일에는 "내용을 왜곡해 허위의 사실을 전한 일은 없다"고 전제한 후 '걸렸을 수도 있는'(could possibly have)을 '걸렸던'으로, '의사들은 의심합니다'(Doctors suspect)'를 '의사들에 따르면... 걸렸다고 합니다'로 번역한 오류를 소개했다.
하지만 정씨 등은 이 같은 '오류'를 단순한 실수로 여기지 않고 있다. 제작과정에 의도가 있었으며 결국 사실을 왜곡하는 수준으로까지 나아갔다고 보고 있다.
정씨는 "이는 결코 번역ㆍ의역ㆍ오역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번역된 상태에서 그 의미를 알면서 내용을 완전히 바꿔 내보내는 것은 오역의 문제가 아니라 의미의 왜곡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국인의 특정 유전자형과 인간광우병에 걸릴 가능성
'PD수첩'은 4월 방송에서 "한국인의 특정 유전자형인 '메티오닌-메티오닌형(MM형)'이 영국인이나 미국인보다 많기 때문에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라고 보도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특정 유전자형만으로 발병 가능성을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고, 전문가들도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유전자 하나만으로 특정 병에 걸리기 쉽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쟁점에 대해 'PD수첩'은 지금까지의 주장에서 한 발 물러서며 잘못을 인정하고 외부의 지적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듯한 입장을 보였다.
제작진은 15일 방송에서 "특정유전자형만으로 인간광우병이 발생할 확률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MM유전자형을 가진 사람이 94%라고 해서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라는 것은 부정확한 표현"이라고 잘못을 인정하고 그러나 "전하고자했던 취지는 우리나라 국민의 94%가 인간광우병에 취약한 MM형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MM형 비율이 낮은 다른 나라보다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