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 제기 3개월 만인 16일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삼성사건' 재판은 쉴 틈 없이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민병훈 부장판사)는 이날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천100억원을 선고하며 기소 3개월 만에 1심 재판을 마무리했다.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이 전 회장 등 8명을 재판에 넘긴 것은 지난 4월17일.
재판은 공소제기 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1심을 선고해야 한다고 정한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하 삼성특검법)'의 재판 일수를 꽉 채우고 끝났지만 기한 내에 선고한 것만으로도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형벌권 행사의 정당성도 확보해야 하는 형사소송의 특성상 불구속 피고인에 대한 재판이 길어지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고 재판기간 규정도 강제성 없는 `훈시규정' 쯤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혐의로 기소된 허태학ㆍ박노빈 전ㆍ현직 사장에 대한 1ㆍ2심 공판이 각각 1년반 이상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이번 재판부는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 등을 고려해 신속한 선고를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은 미리 내부 조율을 거쳐 공소장 접수 당일 사건을 배당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고 재판의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5월15일부터 6월10일까지 5차례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어 같은 달 12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이달 10일 검찰의 구형이 있기까지 모두 7차례의 공판을 열었으며 특검과 변호인단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의 적정 전환가, 이 전 회장의 지시 여부, CB 발행에 따른 회사 손해 유무 등 주요 쟁점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의 아들 재용 씨가 증인으로 채택돼 부자의 `법정 상봉'이 이뤄졌고 삼성사건 고발인인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과 곽노현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양형 증인으로 채택돼 이목을 끌기도 했다.
7월 중순에 재판을 끝내겠다는 애초 재판부의 약속대로 이날 선고가 내려졌지만 이 전 회장 측이나 특검이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하면 삼성사건은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앞으로도 상당 시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특검법에서는 2심과 3심도 이전 재판 선고 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각각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 역시 훈시 규정이기 때문이다.
또 '허태학ㆍ박노빈 에버랜드 배임' 사건이 계류돼 있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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