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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독도 분쟁 불 지르고 "나는 휴가"

지지율 정체속 외교 난항 자초…출구 모색할듯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가 겉으로는 한일 신시대를 강조하면서 중학교 사회교과서 새 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의 일본 영유권을 명기토록 해서 한일관계를 극도로 악화시켜 놓은 뒤 16일부터 공식 업무를 중단한 채 전격 휴가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측은 겉으로는 지난주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일정 등에 따른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후쿠다 총리는 지난주만 해도 주변에서 일찍 여름 휴가에 들어갈 것을 권유할 때만 해도 상당히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6일간의 휴가 결정이 독도 문제를 둘러싼 한일간 갈등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일본 총리들은 우리의 추석 명절에 해당하는 오봉 연휴(8월15일 전후)를 이용해 여름 휴가를 보내왔다.

후쿠다 총리는 해설서의 독도 영유권 표현 방식을 놓고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직접적인 표현 대신에 "한일간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를 둘러싼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한 것이 한국에 대한 상당한 배려라고 인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표현에 대해 한국에서는 "주권 침탈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주일대사 소환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 또 오는 9월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등 그가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워 온 '외교=후쿠다'라는 이미지 자체의 손상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번 파문으로 인해 9월의 한중일 정상회담이나 후쿠다 총리의 한국 방문 계획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는 등 후쿠다 총리의 외교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상황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독도에 대한 해설서 기술에 대해서는 일본내 강경파들로부터 "너무 미온적이다"라는 반발의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산케이(産經)신문 등 극우 언론들은 "영토, 영공, 영해, 그리고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을 지키지 않는 정부는 더 이상 정부가 아니다"라고 오히려 후쿠다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후쿠다 총리는 독도 문제에 대해 표현 방식을 살짝 변경한 것으로 한국측에 '배려'를 했다고 강변하면서 난국을 돌파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한국으로부터는 '배신자'라는 말을 듣지 않을 수 없게 됐고 국내 보수파로부터도 비난을 받는 처지가 된 것이다.

문제는 독도 파문 직전이기는 하지만 지난 12, 13일 아사히(朝日)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후쿠다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24% 로 G8 정상회의에도 불구하고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다른 언론사들의 여론조사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G8 정상회의 이후 후쿠다 총리가 지지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정국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당장 국내 지지율 정체를 만회할 카드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더 이상 총리직을 유지하기가 힘든 상황으로 몰린 것이다.

이에 따라 거론되는 것이 개각 카드다. 일본 언론은 후쿠다 총리의 이른 휴가를 개각과 연계시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후쿠다 총리가 거듭되는 여당 각 계파의 개각 요구에도 꿈쩍도 않았던 데는 마땅한 인물을 찾기 어려웠던 점도 한몫 하고 있다.

전임자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임명한 각료들이 자질 시비에 시달리면서 지지율이 급락했던 것이 후쿠다 총리의 우려였다. 지난해와 올해나 각료 후보군이 같은 인물들인 만큼 시간이 흘렀다고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다.

그만큼 후쿠다 총리가 꺼낼 마땅한 카드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개각을 단행한다고 해도 여론 추이에 따라서는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총리직을 던져야 할 상황으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이런 모든 것이 후쿠다 총리가 자초한 것이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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