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전까지만 해도 사이버 범죄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에 소환될 처지였던 뉴질랜드의 10대 자폐증 소년이 '천재성'을 인정받아 뉴질랜드 경찰에 특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뉴질랜드 언론들이 16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휘티앙가에 사는 오웬 워커(18)는 15일 해밀턴 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지금까지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사이버 범죄로는 가장 정교한 것으로 평가되는 그의 범죄 행위에 대해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함으로서 자유의 몸이 됐다.
이날 주디스 포터 판사가 내린 무죄 방면 조치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까지도 흔쾌히 그 같은 조치에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신드롬을 가진 워커는 이날 재판에서 긴장되면서도 엄숙한 표정을 계속 유지했으나 자신에 대한 판결이 내려지는 순간만은 환하게 웃었고 재판정에 나와 있던 몇명의 가족과 친구들도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워커는 그러나 재판이 끝난 뒤에도 재판에 대해서나 자신의 미래에 대해 좀처럼 말을 하려 하지 않았다. 어머니 쉘 목삼-화이트는 아들이 해외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지만 계속 뉴질랜드에서 살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은 뉴질랜드를 비롯해, 미국, 네덜란드 등의 수사기관들이 수개월에 걸쳐 조사를 벌인 뒤 열린 것으로 뉴질랜드에서는 이 같은 종류의 범죄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에 열린 공판에서 워커는 허락 없이 컴퓨터 시스템에 접근했고 범죄를 위해 소프트웨어를 소지했는가 하면 컴퓨터 시스템에 피해를 주거나 방해했으며 부정한 목적으로 컴퓨터에 접근한 혐의 등을 모두 순순히 시인했었다.
이 같은 범죄행위는 뉴질랜드에서 최고 징역 7년형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로스 더치 검사는 재판에서 워커가 자신의 범죄행위로 금전적 이득을 거의 취하지 않았고 자신의 기술이나 능력으로 얼마든지 사기를 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은 점을 인정한다고 밝혀 워커에게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더치 검사는 특히 경찰이 워커의 기술을 사용하는 데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무죄 방면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또 변호를 맡은 토니 밤 변호사는 워커가 무죄방면 조치를 받게 되면 경찰 등 법 집행기관에 기꺼이 그의 놀라운 재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과 기록이 없으면 그가 법의 밝은 편에 서서 앞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워커는 가족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최근 사회성이나 정신적인 성숙성이 많이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또 한 심리전문가는 워커가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신드롬의 경미한 증세를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그런 증상들 가운데 일부가 사라졌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포터 판사도 최근 외국에 있는 대형 컴퓨터 회사에서 고용 제의가 들어왔고 뉴질랜드 경찰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워커의 진술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워커의 범죄행위는 중대한 것이나 더 큰 범죄로 이어지지 않고 중도에서 끝난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워커가 범죄 본능이나 악의에서가 아니라 컴퓨터에 대한 많은 관심과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때문에 그런 일을 하게 된 것이라며 그에게 놀라운 미래가 펼쳐져 있는데 유죄판결로 방해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무죄 방면 이유를 밝혔다.
그는 그러나 워커가 피해를 입힌 펜실베이니아대학 컴퓨터 시스템과 경찰 컴퓨터 관련 자산에 대한 피해 배상으로 각각 9천526달러와 5천달러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사회에서 좋은 일이 많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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