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와 20세기초 프랑스의 문학예술계에서 인기가 높았던 압생트(absinthe)라는 독주가 100년의 금단을 세월을 지나 21세기 미국의 애주가들의 호응에 힘입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맑은 초록 빛깔을 띠어 `녹색 요정'(Fee Verte, Green Fairy)으로 일컬어지는 압생트는 알코올에 향쑥과 살구씨, 회향, 아니스 등을 향료로 첨가해 만들며, 스위스 뇌샤텔 칸톤(州)의 발 드 트라베르가 그 본고장이다.
알코올 함량이 70%(140도)에 이르는 화주(火酒)인 압생트는 1세기 가까이만에 2005년 스위스에서 합법화됐으며, 지난 6개월간 그 판매량이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스위스주류위원회(SAB)가 15일 밝혔다고 스위스 국제방송이 전했다.
스위스주류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스위스에서 제조되는 압생트의 40%는 수출되고 있고 그 가운데 3분의 2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올 상반기 생산량은 14만ℓ를 기록해 작년 하반기의 3만ℓ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났다.
압생트가 문제가 된 것은 환각 작용을 일으킨다는 논란에 따른 것이었으며, 스위스는 1908년 한 공장 노동자가 압생트에 취해 처자를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판금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해마다 1만5천ℓ정도가 은밀히 제조되어 왔다.
제1차 세계대전 무렵에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에서도 압생트가 철퇴를 맞았으나 체코와 스페인에서는 계속 생산됐고 1981년 유럽연합(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EC)가 합법화 결정을 내리면서 상당수 유럽 국가들에서 생산이 재개됐다.
스위스 압생트의 판매가 최근 르네상스를 맞게 된 것은 끈질긴 노력 끝에 지난 해 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정식으로 판매허가를 확보하게 된 것이 그 전기가 됐다. 지금은 미국의 유명 술집과 레스토랑에서 판매되고 있다.
마르크 질리에롱 SAB 증류주 담당 국장은 "미국 시장은 뚫고 들어가기가 어려운 곳이지만, 한 번 허가를 받게 되면 그 수요는 엄청나다"면서 앞으로 몇 년안에 대미 판매량이 아주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압생트 제조업자인 이브스 퀴블러는 "우리의 연간 생산능력은 25만ℓ에 그쳐 수요를 따라잡지 못한다"면서 "내년말까지 그 능력을 연간 100만ℓ로 지금의 3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는 미국 시장을 넘어 중국 시장으로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고 퀴블러는 덧붙였다.
에밀 졸라와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헤밍웨이가 압생트를 사랑한 대표적 인물들이다. 고흐가 이 술 때문에 자신의 귀를 잘랐는가 하면 천재시인 아르튀르 랭보는 그 취기를 "가장 우아하고 하늘하늘한 옷'이라고 예찬했다.
지난 5월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에 발표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예술가들이 창작의욕을 부추긴다고 칭송했던 독주 압생트의 비밀은 다른 어떤 독성 때문이 아니라, 70%에 달하는 높은 알코올 함량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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