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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청와대 경제 정책 관련 뉴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유임시킨 것은 경제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책임자인 장관은 유임시키고 차관만 바꾼 것을 두고 '대리경질'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데 대해 이렇게 반박한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경제정책의 기조는 일관성과 연속성과는 반대로, 성장위주에서 물가안정, 민생안정의 방향으로 대전환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설명과 실제 정책방향이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은 언론의 심층 분석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대통령 말의 진정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고, 대선공약인 '7% 성장'에 대한 그의 생각을 가늠해보는 근거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SBS 뉴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보다 3일 전인 지난 7일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2년간은 대선공약인 7% 성장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한 SBS 뉴스의 해석은 대통령이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도 7% 성장이 어렵다고 밝힌 건 처음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나 10일 발언과 연결해보면 2년 동안은 7% 성장이 어렵다는 말은 오히려 성장정책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을 수가 있습니다. 그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도, 포기를 결정하는 전제로 "국민이 반대한다면"이라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때가 되면 국민을 설득해서 성장정책의 상징인 대운하의 불길을 다시 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발언이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대통령의 발언들을 되짚어 보면 경제성장에 대한 그의 집념을 읽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이런 태도가 시장을 혼란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를 분석하는 것이 뉴스의 역할입니다.

지난 7일 SBS 뉴스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을 인용하여, 기름 값 폭등이 경제적으로는 힘들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주 4일 근무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으며, 차량운행이 줄면서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오염 때문에 병을 얻어 사망하는 사람이 줄어들 수도 있고, 기름 값 절약을 위해 차 대신 자전거를 타거나 걷게 되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식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돈이 없어 고기를 사먹지 못하는 사람에게 "고기를 먹지 않으면 성인병에 걸리지 않아 좋지 않으냐"고 말한다면, 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근무 시간이 줄면 생활비를 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근무시간이 줄어 좋다는 생각을 가지라고 권고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뉴스는 미국과 한국의 생활여건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타임'지 기사의 취지를 살리지도 못한 것 같습니다.

타임은 고통은 계속될 것이지만, 회복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라는 전제 위에, 고유가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우리의 행동을 바꾸는데 고유가보다 더 빠른 방법은 없다는 것이 기사의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SBS 뉴스는 우리 앞에 닥치고 있는 위기와 고통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뉴스비평, 이번에는 전 현직 대통령 진영, 다시 말하면 봉하마을과 청와대가 벌이고 있는 어이없는 논쟁을 살펴봅니다.

지난 6월 12일과 7월 7일 SBS 뉴스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직전 청와대 직원들이 청와대 업무 전산망인 ‘e-지원’에서 국가 기밀사항이 포함된 자료들을 담은 메인 서버 하드디스크를 가져갔다는 문제제기가 청와대에서 나왔습니다. 이 주장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측은 열람의 편의상 일부 자료를 복사한 뒤에 사후에 양해를 얻었다고 해명했으며, 하드디스크 반출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8일 SBS 뉴스는 올해 초 노 전 대통령 측이 청와대 전산운영시스템인 e-지원 시스템을 복제해 별도의 시스템을 제작하고 여기에 원본 하드 디스크를 꽂아 별도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여 이를 봉하마을에 옮겨 설치했다는 청와대 쪽의 주장을 보도했습니다.

청와대에 남겨 놓은 시스템엔 극히 일부 자료만 저장된 새 하드 디스크가 설치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뉴스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 측은 “청와대가 일방적 주장만 펴고 있다”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흠집 내기를 중단하라고 반발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복잡한 듯이 보이는 이 논쟁은 컴퓨터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 볼 때는 간단히 정리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우선, 대통령이 재임 중 생산한 국가기밀자료들을 퇴임 시 사저로 가져가는 것이 정당하냐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이에 대한 법적인 제재가 없었지만, 노 대통령 재임 시 만든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저촉될 수 있습니다. 노 대통령 측이 청와대에 남겨놓은 시스템에는 극히 일부 자료만 저장된 새 하드 디스크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안 됩니다. 전임 대통령이 지우고 싶은 개인적인 기록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 대통령 측이 대통령 기록물관리원에 넘긴 자료가 원본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노 대통령 측이 넘겼다는 인증만 붙어 있으면 됩니다. 노 대통령 측이 사용하던 하드디스크를 폐기했느냐, 봉하마을로 옮겼느냐 하는 것이 쟁점이라면 쟁점입니다.

노 대통령은 재임 중에 생산한 주요 자료는 대부분 폐기해 버리고 청와대를 떠났던 과거 대통령들의 관행이 잘못된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새 법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법을 어긴 첫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뉴스는 이를 끝없는 진실공방으로 다루지 말고, 진실을 가려내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뉴스는 청와대가 자료유출 문제를 지금 제기하는 정치적 배경을 집중적으로 추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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