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대상자인 지적장애인을 이용해 얻은 임대아파트에 살면서 7년간 장애수당은 물론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시킨 뒤 받은 임금까지 수천여만 원을 챙긴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벌이가 시원찮던 문모(62) 씨가 한 때 같은 마을에 살던 지적장애인 박모(55) 씨를 이용해 한몫 단단히 챙기기로 결심한 것은 2001년 7월 초.
문 씨는 당시 40대 후반의 나이에도 결혼을 하지 못한 박 씨의 상황을 이용해 "장가를 보내주겠다"고 속인 뒤 박 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여 함께 살게 되자 병원에서 지적장애 3급 진단서를 발급받는 한편 행정기관에 장애인 등록신청을 했다.
문 씨는 이 때부터 박 씨를 상대로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착취 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그는 매달 정부로부터 꼬박꼬박 나오는 생계비와 장애수당은 물론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시켜 받은 일당까지 챙긴 뒤 각종 세금을 납부하는 등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물쓰듯 사용했다.
심지어는 2004년 12월께 기초생활수급대상자인 박 씨 앞으로 나온 영세민 영구 임대아파트까지 가로채 내연녀와 함께 살림을 차리고는 박 씨에게는 4㎡ 남짓한 쪽방에서 생활하게 하는 등 파렴치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문 씨는 그러면서도 '힘 없는 장애인을 돕고 있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다니는 등 마치 자신이 장애인을 돌보는 천사인양 범행을 위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문 씨가 이 같은 수법으로 최근까지 박 씨로부터 가로챈 금액은 밝혀진 것만 6천여만 원. 그러나 여죄를 수사 중인 경찰은 문씨의 횡령 금액이 최소 1억 원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7년에 걸친 문 씨의 착취 행위는 결국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에 비해 박 씨가 턱없이 비참한 생활을 하는 것을 알게 된 관할 동사무소 사회복지사의 신고로 꼬리가 밟혔다.
경찰은 이날 횡령 등의 혐의로 문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장애인 국가보조금 수령 실태에 대한 행정기관의 단속에 큰 허점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사용 목적에 맞게 보조금이 쓰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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