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져 있는 10일 시민들은 며칠째 30도를 웃도는 찜통 더위에 잔뜩 지친 모습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대구의 최고 기온이 35.9도에 달한 것을 비롯해 경북 포항 35.6도, 강원 속초 34.6도, 서울 30.5도 등을 기록했고 불쾌지수도 높아 포항 83.8, 대구 83, 서울 77.6 등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각 기관이나 회사 지상 주차장에서는 그늘진 곳에 주차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회사원 임모(29·여) 씨는 회사에서 잠깐 자신의 차를 몰고 다녀온 뒤 주차장에 돌아왔으나 그늘진 '명당'은 이미 다른 차량이 들어차 있었 다.
임씨는 "잠시 차를 몰고 나갔다 왔는데 그 사이에 그늘진 곳이 꽉 찼다.
건물 1층 공간에 관용차를 위한 자리 3곳 가운데 2곳이 비어 있긴 한데 차마 거기엔 못 세우겠다"며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뙤약볕이 쨍쨍 내리쬐는 곳에 차를 세웠다"고 푸념 했다.
평소 직장인들로 붐비는 사무실 밀집 지역 식당가는 냉면이나 콩국수 등을 판매 하는 식당 외에는 비교적 한산했다.
또한 아예 시원한 사무실에서 샌드위치 등을 주문해 점심끼니를 때우는 '실내족' 도 생겨났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한 샌드위치집의 경우 가게 안은 텅텅 빈 반면 인근 사무실에서 배달 주문이 밀려들어 정작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사기 위해선 4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직장인 한모(28·여) 씨는 "오늘은 볼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왔지만 찌는 더위가 무서워 점심을 먹으러 밖에 나가기가 꺼려진다"며 "출근길에도 회사에 도착하면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이 나더라.
진이 빠져서 도저히 일할 의욕이 안 생긴다 "고 말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계절 학기 수업을 듣는 학생들로 붐비던 대학교에서도 교정을 돌아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집이 너무 더워서 학교 도서관에 왔다"는 대학생 박모(25) 씨는 "예전에는 빈자리도 꽤 있었는데 요새는 모두 에어컨이 나오는 도서관에 눌러 앉아 있는 것 같다 "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자 서울시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폭염 특보 발령시 조치사항'을 담은 참고용 안내자료를 발송해 폭염 경보가 발령될 경우 학교장이 등·하교시간을 조정하거나 임시휴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강서구 우장초등학교 관계자는 "운동장 수업을 위생, 환경, 성교육 등 실내에서 가능한 수업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무더위로 고생하지 않도록 담임교사가 필요할 때마다 각 교실마다 설치된 에어컨을 켜고 있다"고 말했다.
구청별로도 대책 마련에 나서 독거노인에 대한 방문 간호 활동을 강화했으며 송파구청의 경우 송파종합노인복지관 등 복지관 6곳을 지정해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 고 있다.
한편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은 맥주, 이온음료, 아이스크림 등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
이마트 용산점 관계자는 "전체적 매출 현황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판매 코너 앞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관계자도 "최근 들어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찾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며 "특히 냉장 주스류 판매는 작년 이맘때에 비해 약 25% 급증했다"고 전했다.
경기 용인 캐리비안베이에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평소 주중보다 5천여 명 많은 1만 3천여 명이 입장해 시원한 물놀이를 즐겼으며 한강 야외수영장도 평소보다 많은 물놀이객이 몰려 더위를 피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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