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이 불이 난 아파트 6층으로 뛰어 올라가 구조활동을 벌인 덕에 50대 남성이 목숨을 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고교생 김지관(18.숭의고 3년)군은 지난 3일 북구 두암동 주공아파트의 친구 집에서 기말고사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다.
오후 11시15분께 출출함을 달래려고 단지 내 슈퍼마켓에 가던 김군은 갑자기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맞은편 407동 6층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
김군은 곧바로 6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집 안에 있던 이모(55)씨는 갑자기 번지는 불길에 당황해 허둥대기만 할 뿐이었다.
이 때 떠오른 생각이 일단 집 안의 유독가스만 밖으로 빼내야 한다는 것. 학교에서 배워 둔 화재 발생 시 대처법이었다.
그는 아파트 복도에 있던 소화기를 집어 작은 방 유리창을 깨 유독가스를 밖으로 뺀 뒤 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구조를 시도했다.
이 때 마침 소방관들이 화재 현장에 도착, 김군과 함께 이씨를 무사히 구출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이씨가 김군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아파트 주민들은 이를 소방서 측에 알려왔다. 김군이 투병 중인 할머니와 아버지를 모시면서 정부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함께였다.
김군은 "전문대를 졸업한 뒤 취직해 경북 구미의 공장에서 일하면서 집으로 돈을 부치는 누나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북부소방서는 "출동한 소방차가 단지 내 불법주차된 차량 때문에 접근이 더딘 상황에서 김군의 초동 조치가 없었다면 이씨는 물론 주변 이웃들까지 큰 화를 입을 뻔했다"며 김군에게 소방서장 표창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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