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른멸치 생산량의 50% 이상을 점하는 경남 통영의 기선권현망 멸치잡이 어선들이 3개월간의 금어기를 끝내고 1일부터 멸치를 찾아 바다로 나섰다.
통영은 국내 유일의 멸치잡이 수협인 기선권현망 수협 본점이 위치할 정도로 마산과 거제.사천.고성.남해 등 경남 곳곳에 흩어진 66개 멸치잡이 선단의 본거지다.
법정 금어기 동안 배를 수리하고 선원들이 휴식을 취한 멸치선단들은 불과 1년 새 천정부지로 뛴 기름값에도 불구하고 이날 통영 사량도와 비진도, 거제도 학동 앞바다를 중심으로 투망을 시작했다.
멸치잡이는 어군을 찾는 어탐선, 그물을 끌어 직접 멸치를 잡는 본선 2척, 잡은 멸치를 즉석에서 삶아 운반하는 가공.운반선 2척 등 5척의 배로 구성된 선단을 통해 이뤄진다.
이날 통영 사량도 앞바다에서는 10여개가 넘는 선단이 멸치잡이에 나서 장관을 이뤘다.
어탐선에 탄 어로장은 멸치어획의 모든 과정을 지휘하는 우두머리로 "멸치떼가 있겠다"는 판단이 서면 곧바로 본선에 연락, 한척마다 길이 500m 가량의 그물을 투하한다.
두척의 배가 그물을 V자 형태로 끌면서 걸려든 멸치를 그물자루 끝쪽으로 모으고 한쪽으로 몰린 멸치들은 굵은 호스와 연결된 펌프로 빨려들어가 곧바로 가공.운반선으로 자동으로 보내진다.
이 과정이 끝나면 어탐선과 본선들은 다시 멸치를 잡을 준비를 하고 가공.운반선은 살아 펄떡이는 멸치들을 즉석에서 대나무 또는 플라스틱 발에 담은 후 팔팔 끓는 솥에서 3~4분 가량 삶는다.
삶은 멸치를 곧바로 운반선을 통해 육상의 건조장까지 운반된 뒤 13~14시간 동안 말려진 다음날 바로 상자에 담겨 경매에 나와 판매된다.
5척의 배에 나눠 탄 선원 30여명이 이런 과정을 하루에 7~8차례 반복한다.
금어기 해제 첫날, 상품성 있는 4~5㎝ 가량의 작은 멸치들이 어획되면서 어민들을 들뜨게 했지만 올 한해 남해안 멸치업계의 사정은 그다지 밝지 않다.
고유가로 인해 아무리 멸치를 잡더라도 현상유지조차 어려울 정도로 출어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7년 7월 한드럼(200ℓ) 10만1천940원이던 어업면세유 가격이 올해 7월에는 22만4천560원으로 두배 이상 뛰면서 유류비만 1년에 5억~6억원 이상 추가비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멸치 어로장들은 하루 조업이 끝나면 통영으로 귀항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조업지와 가까운 항.포구에서 1박을 하기로 결의하는 등 한방울의 기름이라도 아끼기 위해 마른 수건도 쥐어짜고 있다.
잡은 멸치도 종래 2㎏ 상자에 포장하던 것을 각종 부대비용의 상승으로 이날부터는 1.5㎏로 500g을 줄여 경매에 내놨다.
신성호 선단 김종량 어로장은 "멸치를 잡더라도 기름값이 워낙 비싸 현상유지도 제대로 안된다"며 "정부에서 기름값을 내려주든지 보조라도 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통영=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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