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1주일 남겨 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26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아 지역 정치권 인사들과 고별 오찬을 했다.
이날 행사는 애초 대구.경북출신 국회의원과 시장, 도지사 정도가 참석하는 조촐한 자리였으나 마침 지역을 방문한 차기 당권주자들과 대구.경북 시.도당 주요 당직자, 시·도의원 등이 대거 참석하면서 자연스럽게 대규모 `쫑파티'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강 대표는 이날 낮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오찬에서 인사말을 통해 "제가 '제대 말년이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옛날에 군대에 가면 토요일에 특식으로 라면을 끓여 줬다. 그 때는 제대가 얼마 남았다는 말을 '라면 몇 그릇 남았다'는 식으로 표현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정말 라면 한 그릇 남았다"고 말 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처음 당 대표가 됐을 때는 불임정당이 아니라 옥동자를 낳는, 정권을 되찾아 오는 정당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많이 참고 말을 아껴야 한다고 생각해 그렇게 노력했고 자기 욕심, 사심이 들어가면 정권교체와 같은 것들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해 사심을 버리려고도 노력했다"며 당 대표를 맡은 지난 2년을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 계획에 대해서는 "당분간 조용히 살지 것인지 영원히 조용히 살지는 모르겠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대구.경북은 이 정권의 가장 큰 버팀목"이라면서 "지금은 어려운 시기이지만 정권 후반기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것보다는 초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낫다. 이 정권이 다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 대표는 "어릴 때 서부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이 말을 타고 석양을 보고 떠나는 모습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면서 "며칠 뒤 석양을 보고 떠나는 심정으로 그렇게 떠나겠다"고 말했다.
2시간여 분 동안 진행된 이날 오찬에선 강 대표를 격려하고 치켜 세우는 발언들도 잇따랐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강 대표는 지난 대선 경선과정에서 이쪽 저쪽에서 불편한 소리를 듣는 고통이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자신을 버리고 당을 살렸다"면서 "강 대표가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은 "정권교체, 과반확보 모두 강 대표가 한 것 아니냐. 이 자리를 쫑파티가 아니라 강 대표가 이제 본격적으로 활동하시겠다는 선언을 하는 자리다"라고 한껏 치켜 세웠고 정희수 경북도당위원장도 "대구.경북이 새롭게 도약하는 모멘텀을 강 대표가 만들어 주실 것"이라고 목소리를 보탰다.
행사장에는 '정권교체, 과반확보 우리의 강재섭대표가 해냈습니다'라는 플래카드도 내 붙었다.
이날 오찬에는 한나라당 7.3 전당대회에 출마한 박희태 정몽준 공성진 후보와 조윤선 대변인, 정진석 대표 비서실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범일 대구시장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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