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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극적 타결, "파국 막자" 공감대 있었기에..

한국과 미국 간의 쇠고기 추가협상이 진통끌에 극적으로 타결된 데는 자칫 이 문제가 통상현안을 넘어 한미동맹 전반에 상처를 주는 극한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는 양국의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쇠고기 파동 초반만 해도 이명박 대통령은 "국제관례상, 또 국익을 위해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었으나 촛불집회에서 드러난 성난 민심의 현 주소를 읽으면서 지난 2일 쇠고기 고시를 중단하고 내용상 사실상 재협상 수준의 '추가협상'에 나설 것을 긴급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6.10 민주화항쟁 기념일인 지난 10일 밤 새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며 광화문 네거리를 가득 메운 촛불 행렬을 보면서 마음을 확 바꿨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시위대의 함성과 함께 자신이 오래전 학생운동을 하면서 즐겨 불렀던 '아침이슬' 노래 소리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재협상은 없다'고 못박았던 미국이 추가협상에 응할 지 여부였다.

정부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쇠고기 문제를 통상현안을 넘은 한미동맹의 문제로 접근하며 추가협상의 불가피성을 미국 측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지난 7일 직접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협조를 당부한 것이 대표적이다.

부시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한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한국에 들어가서는 안될 물건이 수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혀 쇠고기문제를 '통상'을 넘어 '한미동맹' 현안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가 지난 3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고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한국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과학적 사실에 대해 좀 더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과 비교하면 미국 정부의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외교 소식통은 21일 "사실 경제논리로만 따지면 이미 끝난 협상인데 미국 입장에서 보면 '비과학적'인 이유로 양국이 다시 협상에 나서 한국에 유리한 결과가 도출된 것은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을 배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김병국 당시 외교안보수석이 지난 10일 미국으로 달려가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관계자들을 만나 쇠고기 문제를 한미동맹의 틀에서 봐야한다고 설득하고, 유명환 외교장관도 버시바우 대사 등을 상대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의 특수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부터 워싱턴에서 열린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간의 장관급회담중에도 양국 외교 채널은 긴밀하게 작동하며 협상 타결을 측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종훈 본부장이 2차 회담을 마친 뒤 느닷없이 귀국길에 오르면서 협상이 위기에 처했을 때 미국 측이 김 본부장의 귀국을 만류한 것도 '협상타결'을 향한 백악관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30개월 이상 쇠고기 절대 불가' 방침을 확고히 하며 '배수진'을 친 것도 협상타결을 이끌어 낸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협상이 진행중인 와중에서도 수시로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어떠한 경우에도 들어오지 못한다는 정부 방침이 확고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먹을거리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양국간 쇠고기 추가협상이 난항을 겪던 19일에는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섬으로써 미국 정부를 압박한 동시에 우리 협상팀에 힘을 실어줬다.

이 대통령은 당시 "미국이 30개월령 이하 쇠고기 수입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과 우리 정부가 다섯 차례 협상을 진행중이고 어려운 상황이나 이것만은 미국이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에 수출할 쇠고기의 극히 일부분인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에 집착하다가는 쇠고기의 한국 수출길이 완전히 막힐 수도 있다는 경고였던 셈이다.

외교 소식통은 "한미동맹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한·미 정부의 우려와 수출량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30개월 이하 쇠고기의 수출길이라도 빨리 열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판단이 맞물려 협상 타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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