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내일 모레(21일)면 가축에게 먹일 사료조차 바닥날 판인데…파업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만 바랄 뿐이죠." 고유가에 이어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가축에게 먹일 사료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져 강원 축산농가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19일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에서 4년째 한우 60여 두를 사육하는 이왕우(45) 씨는 고유가 탓에 천정부지로 오른 사료값으로 숨 돌릴 겨를도 없이 불어닥친 '물류대란' 여파로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30% 가량 비싼 값을 주고 사들이는 가축 사료마저 화물연대 등의 파업 장기화로 공급이 끊길 경우 자식처럼 키워 온 가축이 굶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강원도 브랜드 한우인 '하이록'을 사육하는 이 씨는 "고급육을 생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마블링' 단계에선 잘 먹여야 하는데 사료 공급이 끊기면 그야말로 큰 일"이라며 발만 동동 굴렀다.
이 씨는 "화물연대 파업 소식을 듣자마자 사료 비축을 위해 주문을 시도했지만 물량 수송을 장담할 수 없다는 답변만 있을 뿐 아직까지도 깜깜 무소식"며 "이제 남은 것은 길어야 3일치 뿐인데 그 이후에는 당장 먹일 사료조차 없다"며 긴 한숨만 토해냈다.
이와 함께 얼마 전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로 한 차례 모진 풍파를 겪은 춘천지역 오리 등 가름류 사육농가도 사료 공급난으로 노심초사 하기는 마찬가지다.
춘천 동면 장학리에서 7천~8천 수 가량의 오리를 사육하는 주경중(47) 씨는 "오리를 출하해야 하는데 사료를 제대로 먹이지 못해 중량(무게) 미달로 제 값을 받지도 못할 판"이라며 "남은 사료 비축량은 2~3일치 뿐이어서 감량 조치로 근근이 버티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화물파업 장기화로 가축 사료를 생산하는 도내 배합사료 공장도 비상이 걸렸다.
1일 평균 1천t 가량의 배합사료를 생산하는 농협중앙회 횡성배합사료공장의 원료 비축량은 평소 5~7일 분량이던 것이 불과 1~2일 분량까지 소진돼 가까스로 가동하고 있는 상태다.
아직까지는 농가에 공급하는 사료 생산과 공급이 끊길 정도는 아니지만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원료 비축량은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횡성사료공장 관계자는 "현재 사료 원료 공급이 1일 평균 80%에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화물파업으로 원료 공급 부족해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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