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쇠고기 추가협상이 살얼음판을 걷듯 어렵게 진행되고 있다.
30개월이상 쇠고기의 수출 통제에 대한 미국의 수정 제안과 검토를 거쳐 18일 새벽(한국시간) 양국 통상장관이 다시 만났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협상을 하루 더 연장했다.
양국 정부는 미국의 수정 제안과 협상의 구체적 진전 상황과 관련 일체 입을 다물고 있지만 30개월이상 쇠고기에 대한 수출·수입 업체의 '자율규제' 실효성 확보를 놓고 시각 차이가 있어 접점 도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촛불민심'과 이번 협상에 대한 우리 정부의 다급함을 미국도 충분히 알고있기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이번주내 협상이 타결되지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협상 진통…금명 타결 가능성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한국시간 17일 밤 미국의 수정제안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급 협상에 뒤이어 18일 새벽 5시부터 두 시간에 걸쳐 만났다.
수정제안을 받았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던 김 본부장은 협상 시작 전 "미국측이 여러 가지 제안을 해왔다"고 말해 양측간 이해조정을 위한 '퍼즐 맞추기'의 여러 시나리오가 협상 테이블에 올랐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열린 회담이 종료된 뒤 나온 것은 "내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며 회담의 연장을 알리는 김 본부장의 짤막한 언급 뿐이었다. 하루 더 연장된 회담에서 타결에 이를 수 있을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애초 양측은 30개월령 쇠고기 문제를 '민간 자율규제를 통해 푼다'는 대원칙을 세워두고 이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여러 구상을 이미 상당수준 검토해온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좀 더 진전된 수정안을 통해 일보 후퇴한 제안을 내놨음에도 회담을 마무리 하지 못했다는 것은 양측이 '기싸움'을 통해 타결안을 각자 자신들의 제안에 가깝도록 끌어당길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뜻한다.
미국의 수정제안 소식이 전해진 지난 17일 오전 정부 당국자가 "미국의 수정안이 진전된 것이기는 하나 우리측 기대와는 아직 거리가 있다"고 언급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미 USTR가 협상 시한에 대해 "예정돼있지 않다(open-ended)"고 언급했고 이날 회담을 마친 김 본부장도 귀국 일정을 묻는 질문에 "예약은 여러 가지를 해놨다. 갈아 입을 옷도 가져왔다"고 말해 협상 장기화에도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같은 발언들은 상대방을 의식한 '연막'일수도 있다.
그레첸 하멜 USTR 부대변인은 이날 회담 분위기가 "썩 괜찮았다(Pretty OK). 기술적 협의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협상을 더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큰 틀에서 양국이 합의에 이르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살펴볼 문제들이 있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이 때문에 오늘 밤 양국 실무협상단이 세부 이견을 조율한뒤 장관급 회담에서 결론을 내지않겠느냐는 기대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 30개월차단 자율규제의 '실효성'이 쟁점
양측이 협상의 접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의 한국 수출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의 실효성 확보에 집중되고 있다.
30개월령 문제에 대해 사실상 미국 정부의 개입을 뜻하는 '수출증명(EV) 프로그램'의 도입이 우리 협상단이 얻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다.
하지만 '노골적 정부개입 불가'라는 미국측의 강경한 입장을 감안하면 이 목표는 완전히 관철될 가능성보다는 수정된 형태로 채택될 공산이 크다.
정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미국 수출업계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30개월 미만' 조건의 한국 EV 프로그램을 스스로 미국 정부에 제출하고, 미국 정부는 실제 준수 여부를 감독하는 방식이 현재로서는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문제는 이 대안이 채택될 경우 EV에 동의하지 않는 쇠고기 수출업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 자율규제 체제하에서 수출이 재개된 뒤 과거 '뼛조각 사태'처럼 조건에 맞지 않는 상품을 수출한 업체가 적발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난제다.
이에 대해 미국측은 '뼛조각 사태'와 유사한 형태의 문제가 수시로 재발해 쇠고기 수출이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아직까지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는 모르는 상태"라며 "회담 결과를 기다린 뒤 결과를 보고 평가하자"고 말을 아꼈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