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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중, 둠스데이 - 6월 세째주 개봉영화

장마가 시작됐네요. 기온은 별로 안 높아도 높은 습도 때문에 끈적거리고 눅눅한 느낌이 지속되는데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위생관리, 건강관리에도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16일부터 열흘동안 대종상 본심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심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서울극장의 한 상영관에서 9분의 전문 심사위원들과 50여명의 일반 심사위원들과 함께 하루 세 편씩, 출품작 30편을 보고 있는데 역시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27일 저녁 9시부터 열리는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SBS TV로 생중계 됩니다. ^.^;

올 여름은 제발 별 다른 비 피해 없이 무사히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에는 한국영화 기대작인 [강철중]과 꽤 볼만한 외국영화들도 많이 선보입니다.  [둠스데이]도 볼만하고 [21]도 독특합니다.

강철중 (감독: 강우석, 주연:설정구, 정재영, 15세 관람가)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앞뒤 안가리고 달려들어 끝장을 보는 강동서 강력반 강철중, 한국 영화사상 참 드물게 발견할 수 있는 강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인데요. 한국적인 특수상황과 맞물리며 더 인기를 얻었던 점도 있었죠.

이번 속편에서는 생활고에 시달리느라 조금 예리한 맛이 깎이고 느물느물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는데 현실성이 있어서 좋더군요. 장진 각본에 또 그와 바늘과 실처럼 함께 하는 정재영이 악역으로 나오면서 쎈 액션과 코미디가 잘 버무려졌습니다. 특히 정재영이 연기한 이원술이라는 악역은 생활형 조폭이라고 불러야 할만큼 우스운 모습을 자주 보여줍니다.

[실미도]의 성공이 독이 되어 [공공의 적2]로 약간 궤도를 벗어났다가 [한반도]에서는 거대 담론에 매몰되어 관객들과 영화인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줬던 강우석 감독이 가장 자신있어하는 전공분야로 다시 돌아왔는데 이 어려운 시기에 관객들의 평가가 어떠할지 궁금합니다.

둠스데이: 지구 최후의 날(감독: 닐 마샬, 주연:론다 미트라, 말콤 맥도웰, 청소년 관람불가)

뭐 좀 화끈한 것 없을까 하며 아주 화끈한 매운 맛 영화를 찾으시는 분에게 추천해 드릴만한 ‘불닭’ 맛 액션영화입니다. 단 머리가 자동차 바퀴에 부딪혀 뇌가 산산이 퍼지는  장면 정도쯤에도 눈살하나 찌푸리지 않을 만큼 단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디센트]에서 동굴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여러 명의 캐릭터를 이리저리 요리하며 공포를 선사해 천재감독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감독이 이번에는 막대한 예산 지원을 등에 없고 맘껏 대규모 액션을 선보입니다. 줄거리는 그다지 독창적이지 않지만 강한 여성 전사의 형상화와 각종 액션 영화의 명장면에서 따온 몇몇 대규모 액션 장면들은 시각적 쾌감을 안겨줍니다.

21(감독: 로버트 루케틱, 주연: 케빈 스페이시, 케이트 보스워스, 15세 관람가) 

 

가장 재미있다는 도박인 블랙잭과 MIT의 천재 학생들이 만나 한판 소동을 펼치는 도박 드라마입니다. 카드 카운팅이라는 왠만한 머리로는, 또 혼자 힘으로는 하기 어려운 기법을 왕년에 날렸던 천재교수 휘하에 천재 학생들이 모여 연습을 한 뒤 라스베가스로 원정 도박을 떠나 돈을 모읍니다.

도박과 사기를 소재로 한 오션스 시리즈 만큼 긴박감이 넘치지 않지만 젊은 청춘들의 성장영화와 섞이면서 그럭저럭 볼만한 수준입니다. 결말도 상큼한 편이구요.

주인공은 우수한 성적으로 MIT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인데 하버드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성적은 충분하지만 30만 달러(3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등록금 때문에 좌절하다가 이 작전에 합류하는데요. 친구한테 “놀이, 오락, 여행 심지어는 섹스 같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학창생활 16년을 매달렸는데 성적이 아니라 돈 때문에 좌절해야한다는게 열받는다,” 푸념이 남의 일 같지 않더군요. 공부하고 싶고 능력 있는 학생들이 맘껏 공부할 수 있는 사회가 선진국이라고 배웠는데...

카르마(감독: 위시트 사사나티앙, 주연: 시라판 와타나진다, 15세 관람가)

 

한국 공포영화는 씨가 말랐는데 그 틈새 시장을 태국영화들이 파고 들어오네요. 임신한 시골 처자가 애 아빠이자 남자친구를 찾아 나선 길에서 어느 저택에 머물게 되면서 겪는 기이한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 꿈과 환상 속에서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공포영화 장치들이 곳곳에 있고, 으스스한 기운도 잘 표현합니다. 막판에 반전 형식으로 비밀들이 하나 둘 씩 벗겨지는데 그 지점에서 모골이 송연해지는 느낌도 조금 있습니다. 하지만 한 꺼풀만 꼬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두번 세번 꼬는 바람에 조금 과도하다는 느낌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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