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금강산에서 열렸던 6·15 8주년 기념행사가 어제(16일) 끝났습니다.
일요일과 월요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렸는데요.
남북한의 당국자들이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남북과 해외에서 민간대표단 4백여 명이 참석해서 6·15 선언 계승을 다짐하는 공동결의문을 채택했고, 사진전과 환영연회, 등산 등 여러가지 행사를 진행을 했습니다.
[백낙청/6·15 남측위원회 위원장 : 현재의 남북관계가 일시경색으로 끝날지, 아니면 천추의 죄과로 남을지는 무엇보다도 6·15 공동선언과 2007 남북정상선언에 대한 존중여부에 달렸습니다.]
[안경호/6·15 북측위원회 위원장 : 역사적인 선언은 비핵개방 3천이니 실용주의니 하는 것에 의해 부정당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지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뤄진 6·15와 10·4 선언을 '이명박 정부도 확실히 계승하라' 라는 것이 참석자들의 요구 사항인데요.
이와 관련해서 지난주에 한 가지 주목해볼만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지난 12일날 서울에서 열린 6·15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인데요.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6·15 선언을 계승하겠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6·15 선언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김하중/통일부 장관 : 남북관계 새롭게 개척해주신 김대중 대통령의 용기있는 결단에 대해 깊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실 기자들 사이에서는 통일부 장관이 6·15 행사에 참석한다고 하니까 6·15에 대해서 보다 진전된 정부의 입장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는데요.
이런 기대에 비해 보면 김 장관의 발언 수준은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다' 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김 장관이 6·15 행사에 참석하게 된 과정을 들어보면 '그럴 수 밖에 없었겠구나'라고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는데요.
이게 무슨 말인가하면 김 장관이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데 있어서 정부내 일각에서는 반대가 상당히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가 만난 정부 당국자는 '현 정부하고 6·15 행사는 친화적이지 않은 것 같다', '장관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봐주면 좋겠다' 라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분위기를 무릅쓰고 행사에 참석을 하다 보니까 통일부 장관이 발언을 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조심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통일부 장관이 6·15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관례적으로 볼 때 당연한 일이었고, 별로 주목할 일도 아닌데요.
통일부 장관이 6·15 행사에 참석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정도의 분위기라면 정부가 너무 경직돼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이런 분위기라면 앞으로 북한과의 대화도 상당기간 힘들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정부가 보다 열린 마음으로 남북관계에 대처하는 자세가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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