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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고는 있지만…" 전·의경들 눈에 비친 촛불

<8뉴스>

<앵커>

지난 한달 보름동안 서울 도심을 밝힌 촛불의 맞은 편에는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서게 된 우리의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전·의경들인데요. 오늘(15일)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조성현 기자입니다.

<기자>

구름처럼 몰려든 촛불인파.

남은 거리는 불과 20m.

버스 위에 올라선 전·의경들의 얼굴에 순간 긴장이 흐릅니다.

작년 가을 대학을 휴학하고 경찰에 지원한 서홍길 일경.

구호소리가 가까워질수록 방패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서홍길/일경 : 긴장되고 무섭고 그렇죠. 폴리스라인은 안 넘었으면 좋겠어요.]

경찰의 통제선을 넘느냐를 놓고 옥신각신하던 시민들은 결국 통제선을 넘어섰고, 경찰은 새벽 2시쯤 강제해산에 나섭니다.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거리시위로 변한 지난달 24일부터 전·의경들은 집회 참가자들의 청와대 진출을 막기 위해 매일 경비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집회가 새벽까지 이어지는 날이 많아 전·의경들의 밤낮도 바뀌었습니다.

[서울경찰청기동대원 : 72시간 철야집회 때도 잠을 못 자고, 부대에서 3시간 자고 나와서, 바로 시청 나가고, 버스에선 좁은 데서 쪼그려 잠자고 한 게 가장 힘들었죠.]

전·의경 가족들은 안쓰럽기만 합니다.

한 의경의 어머니가 촛불집회 현장에서 만난 아들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는 동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김도연 상경/동영상 주인공 : 처음 보자마자 울고 계셨어요.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왜 의경으로 갔느냐고….]

공권력의 상징인 이들에게 시위대는 어떻게 비칠까.

[김경태/일경 : 다 또래잖아요. 집에 가면 아버지 같은 분들이고, 어머니 같은 분이고. 그런데 우리한테 욕하고, 우리도 이제 같이 막 받아치고 그러니까 그런 거에서 굉장히 속상하고 뭐 그렇죠.]

지난 8일 새벽 이후 일단 충돌은 잦아들었습니다.

하지만 언제 다시 또래 친구, 형, 동생들과 맞서야할지 몰라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왜 이러고 있어야 되나. 난 저 사람들과 아무런 뭐 직접적인 정치적으로 우리가 그런 반감을 가져서 저 사람들이랑 맞서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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