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나라당이 15일 당정회의를 통해 다단계 화물 운송 시장을 간소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화물 운전자들 달래기에 나섰다.
전체 산업 생산량이 높아지고 도로망도 확충되면서 물류산업은 덩치를 키웠지만 실제 화주와 화물차는 서로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게 현실이다.
화물정보 체계가 이처럼 취약하다 보니 화물차주들은 정보가 있는 주선업체에 기댈 수밖에 없고 영세업체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화물 운송회사들은 하청, 재하청을 반복하게 된다.
화물 운송구조는 '화주→주선업체→운송회사→화물차'로 연결되는 데 이때 주선업체는 통상 7~8%의 수수료를 뗀다.
그나마 이런 경우는 화물차주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적다.
그러나 영세한 운송회사가 능력을 넘는 물량을 받아다가 다시 다른 운송회사에 하청을 주면 중간에 다른 주선업체가 끼어 수수료를 챙긴다는 게 화물차주들의 주장이다.
운수노동정책연구소가 지난달 24일~31일 화물차주 2천253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는 경유가격 인하, 운송료 인상보다 근본적인 시장 구조 개선을 원한다는 응답이 30.5%로 가장 많았다.
파업 시작 후 현장의 화물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3~4단계 알선 과정에서 주선업체가 몇 개 끼어들면 전체 운송비용의 최소 30%가 수수료로 빠진다는 불만도 잇따라 터져나왔다.
삼성전자나 포스코 같은 화주들은 생산 공장에서 서울로 화물을 보낼 때 통상 대형 운송회사와 계약하는 데, 운송회사는 화물차가 부족하면 나머지는 주선업체를 통해 다른 운송회사에 운송을 의뢰한다.
하청을 받은 다른 운송회사도 화물차가 모자라면 역시 재하청을 주고 이렇게 하청, 재하청을 하다보면 단계마다 5~10%의 수수료가 빠져나가 화물차주가 손에 쥐는 것은 실제 운송료의 70%라는 게 화물연대의 주장이다.
정부는 2003년 화물연대가 파업에 나섰을 때도 과도한 수수료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단속하기가 어렵고 관행상 어쩔 수 없다며 화물차 등록제를 허가제로 바꾸는 조치만 취했다.
반면 주선업체들은 다단계 운송의 주 원인이 지입차주제(위수탁관리제) 등 왜곡된 시장 구조와 물류 자회사 증가 등이라며 화물연대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는 "과도한 수수료문제는 컨테이너화물에서 발생하며 이는 대기업 물류회사와 대형운송사의 업무`에 따른 업무 비용과 수수료가 포함된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주선업체들은 다단계라고 할 수 있는 3단계, 4단계 거래는 분산된 화물차량 정보를 찾아가는 용차(임대차량) 때문으로 지입차주제가 없다면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연합회측은 "귀로 수송 차주들에게 물량을 제공하는 주선업계의 순기능적인 업무를 다단계로 매도한다면 앞으로 화물차주들도 주선업자의 귀로 용차에 응하지 말고 빈차로 돌아가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정회의에서 "물류체계를 개선하지 않고는 화물연대 파업의 근본 해결책이 없다"며 "지입차 제도를 개선하고, 화물업 종사자들이 다단계·하도급 구조로 인해 (전체 운송대금의) 30~40%를 '거간꾼'들에게 떼이는 수임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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