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가와 언론계에 힐러리 클린턴 의원 보도와 관련한 성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경선 후보였던 클린턴 상원의원에 대한 보도가 지나치게 부정적이었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지지자들이 케이블 방송의 시청거부를 제안하고 문제가 된 클린턴 의원에 대한 보도 영상물을 지목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인터넷판에서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런 논란이 급기야 힐러리를 누르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향한 시정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CBS '이브닝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 케이티 쿠릭 등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계 인사들은 이런 문제제기가 클린턴 의원이 패한데 따른 보상심리에서 나온 것으로 그에 대한 동정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려는 시도로 폄훼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첫 여성 단독 앵커 자리를 차지하면서 격렬한 비판을 받았던 쿠릭은 11일 CBS 웹사이트에 클린턴 의원에 대한 영상 보도를 올린 당사자다.
쿠릭은 "이번 선거 운동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의 하나는 지금도 미국인들의 일상 특히 언론 보도에서 성차별이 계속되고 있고 용인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이런 일에 대해 아무도 문제삼지 않는다는 사실을 개탄했다.
CNN에서 이번 미국 대선 취재를 맡고 있는 캔디 크롤리는 일상적인 보도에서 성차별을 조장하지는 않지만 "논평의 경우에는 분명 성차별적인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크롤리는 이어 "그러나 클린턴에 대한 성차별적 언사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클린턴 의원이 오랫동안 선두주자였기 때문인지는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보도 매체들이 클린턴 의원에 대해 매우 성차별적으로 접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대선 보도와 관련해 성차별적이라는 비난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케이블TV.
MSNBC의 크리스 매튜스는 클린턴 의원을 가리켜 '독부'(she-devil)라는 표현과 함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설치고 다닌 덕에 할 짓 다하고 있다는 식의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또 이 방송에 패널리스트로 출연했던 마이크 바니클은 클린턴 의원을 가리켜 "유언장 검인 법정 밖에 서 있는 만인의 조강지처같다"고 말했고 역시 이 방송에 출연한 터커 칼슨도 "그녀만 나오면 나는 의도적으로 다리를 꼰다"며 클린턴 의원에 대해 못마땅해하는 심정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뉴욕타임스도 클린턴 의원에 대해 "꽥꽥댄다"는 표현을 썼고 워싱턴포스트는 클린턴 의원의 가슴선(cleavage)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말 민주당 경선의 막이 오른 이후 오바마 및 클린턴에 대한 3개 방송사 코멘트를 분석한 결과 오바마에 대해서는 90%가 긍정적이었던데 반해 클린턴에 대한 긍정적 코멘트는 61%에 불과했다는 통계도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NBC 뉴스 부사장으로 MSNBC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필 그리핀은 "몇 가지 실수가 있었지만 모두 빠른 시간 내에 시정됐고 전반적인 보도 내용은 공정하다"면서 "클린턴 진영이 이 문제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때아닌 성차별 논란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뉴욕타임스는 클린턴 의원이 지난 7일 후보 사퇴 연설을 하면서 한 발언이 논쟁의 시작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클린턴 의원은 연설에서 "인종주의는 더 이상 미국에서 용납되지 않지만 성차별은 여전하다"면서 자신이 오바마 의원에게 패배한 이유가 여성이기 때문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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