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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한국식 '1가구 2자녀 갖기' 운동 추진

아랍권의 인구 대국인 이집트가 한국을 벤치마킹한 '1가구 두 자녀 갖기' 운동을 벌인다.

이집트 인구는 지난 5월 현재 약 7천900만 명으로, 지난 30년 사이 갑절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산아제한 정책을 펴지 않으면 이집트 인구가 오는 2020년 1억 명을 돌파하고, 2050년에는 지금의 2배인 1억6천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집트는 국토면적이 한반도의 5배 규모(100.1만㎢)이지만 사막이 많아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은 전 국토의 5% 정도라 인구 조밀 국가에 속한다.

11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9∼10일 열린 인구정책 콘퍼런스에 참석해 산아제한 운동을 통해 인구조절에 성공한 한국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한국과 이집트의 인구는 1960년대에 똑같이 2천600만 명이었다고 지적한 뒤 산아제한 정책을 편 한국의 인구는 현재 4천800만 명이지만 이집트 인구는 8천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며 가족계획을 통한 인구억제 정책이 시급함을 역설했다.

그는 또 4천500년 전 이집트의 인구는 200만 명에 불과했지만 기자의 피라미드를 짓는 대업을 이뤘다며 인구 규모가 반드시 국력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인구증가는 삶의 질을 개선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저해할 것이라며 인구 문제가 현 세대와 다가오는 세대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하템 엘-가발리 보건부 장관은 연간 7%에 이르는 인구증가율을 방치하고서는 질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며 '1가구 2자녀 갖기'를 목표로 하는 가족계획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겠다고 보고했다.

가발리 장관은 "이집트의 각 가정이 향후 25년 간 두 자녀만 낳으면 320억 달러 규모의 기간 시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산아제한 운동에 국민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혈연에 기초한 부족적 전통이 중시되는 아랍 사회인 이집트에서 '1가구 두 자녀 갖기' 운동이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아랍 문화권에선 가문을 키울 수 있는 다산이 장려되고 있고, 특히 시골 지역에서는 노동력을 얻는 수단으로 최대한 자녀를 많이 낳는 게 좋다는 풍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일부 무슬림들은 인위적인 가족계획이 이슬람법에 어긋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슬람에서 낙태는 금지되지만 피임은 인정된다며 아랍권의 다산 문화는 대가족을 중시하는 부족적 특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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