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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피부관리 받는데 뻥 뚫린 공간서?' 불량규제 수두룩

'긁히기만 해도 산재', '미용실 사장은 미용사만 해야', '골프장 회원모집은 OK, 놀이동산은 NO', '먹는 약은 건보 대상, 붙이는 파스는 제외'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조석래)가 11일 비현실적이거나 규정 자체가 애매모호해서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어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선정, 발표한 대표적인 '불량규제' 사례 30건의 일부다.

전경련은 지난 3월 회원사 대상 전수조사에서 접수된 512건의 애로사항을 토대로 공정거래, 토지이용, 금융, 환경·안전 등 17개 분야 200개의 규제개혁 과제를 선정한 뒤, 다시 '비현실적인 규제', '저품질 규제', '내용이 모호한 규제', '중복 규제', '투자 저해적인 규제', '역차별적 규제', '공공부담을 민간에게 전가하는 규제' 등 7개 유형 30건의 불량규제를 최종 선정했다.

준수 가능성이 희박한 '비현실적인 규제'로는 근로자 고용시 고용기간에 상관없이 8시간 안전교육을 시키도록 해서 하루 이틀 단위의 단기 일용직 고용시 편법을 쓸 수밖에 없도록 한 것과 경미한 부상에도 통상 2주 진단이 나오는 현실을 무시하고 4일 이상의 치료가 요구되는 사고가 발생한 경우 관계부처에 재해사실을 보고토록 의무화한 규정 등이 꼽혔다.

또 여성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무시하고 전신 피부관리를 반드시 오픈된 공간에서 하도록 한 것, 수도권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총량제에 따른 할당량이 적어 공장 정상가동시 엄청난 부담금을 낼 수밖에 없도록 한 규정 등도 지키기 어려운 규제로 지목됐다.

규제 준수비용에 비해 효율성이 낮은 '저품질 규제'로는 신선식품인 야채의 경우 일주일에 한번씩 자가식품 검사를 하도록 한 식약청 고시로 인해 규정을 지키고서는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도록 한 것과 환경기준을 잘 지킨 우수업체가 오히려 더 적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총량을 책정받아 손해를 보게되는 경우 등이 지적됐다.

먹는 약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만 파스는 보험급여를 제한해 치료효과를 반감시키는 것이나 화장품 포장시 빈공간이 25%를 넘지 못하도록 해서 화장솜 등 불필요한 비매품으로 공간을 채우다 보니 쓰레기가 오히려 늘어나도록 한 것, 미용 면허증을 가진 사람만 미용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규정 등도 불량규제로 선정됐다.

'내용이 모호한 규제'로는 작업현장에서 음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업무중 산업재해로 처리되는 사례와 신용카드 결제 범위가 불분명해 매번 금감원 등에 결제 가능 여부를 유권해석을 요청해야 하는 현실, 의료인이 아닌 경우 체지방 측정도 할 수 없도록 한 규정 등이 지적됐다.

'중복규제' 사례로는 도로의 구조보전과 운행 위험방지를 위한 제한차량 운행허가를 관리청과 경찰서 등 2개 기관에서 각각 받도록 한 것과 건설업체 사장 대부분을 범법자로 만드는 연좌제 중복 처벌 규정, 고객예탁금 보호 제도의 중복 등이 꼽혔다.

'투자저해적인 규제'로는 골프장은 체육시설로 간주돼 회원 모집을 허용하면서도 놀이공원 등 관광시설은 회원모집을 매우 제한적으로 허용한 것, 기업의 R&D 투자를 위한 연구시설은 '부대시설'로 취급해 주시설보다 커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둬서 연구개발 의지를 꺾는 제도 등이 선정됐다.

'역차별적 규제'로는 외국산 화장품은 제품손상을 방지할 수 있는 투명필름 포장을 허용하면서도 국내상품에는 불허하는 현실, 기업의 의도와 관계없이 자회사의 주식가액 합계액이 당해 회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이면 지주회사로 강제전환하도록 한 공정거래법 규정 등이 개선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밖에 '공공부담을 민간에게 전가하는 규제'로 산업시설에 필요한 송전탑을 해당 기업이 직접 설치하라고 떠넘긴 사례, 화물차량 매연발생 저감장치의 유지·관리 의무는 환경부에 있는데도 자동차 제조업자에게 관리토록 한 경우 등이 지적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새 정부가 규제개혁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기업들이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것부터 개선이 필요하다"며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은 국회가 조속히 정상 개원해서 논의해야 하며, 법 개정이 필요없는 경우는 정부가 적극적인 개선의지를 가져달라는 것이 기업인들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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