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10일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치러진 촛불집회에 대해 주요 외국 언론들도 집회 상황을 자세히 전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외신들은 한국 내각이 총사퇴 방침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건물로 밀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이 서울 세종로 한복판에 컨테이너 장벽을 쌓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자들부터 자영업자, 심지어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운 엄마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은 외신들에 의해 소상히 묘사됐다.
일부 외신은 연합뉴스 보도를 인용해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컨테이너 벽 앞에 스티로폼 탑을 세운 상황을 전하기도 했으며,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집회장에 나가 발언을 시도했다가 '매국노'라는 비난을 받은 채 발길을 돌려야 했던 사건 역시 외신들의 관심사가 됐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은 촛불집회장 인근에서 촛불집회 반대자들이 소규모 집회를 별도로 진행했다는 내용이나 채식주의자들이 촛불집회장 한쪽에 '한국산이든 미국산이든 고기를 먹지 말자'는 구호를 걸어놓은 일처럼 다양한 집회장 부근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AP는 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대규모로 열린 촛불집회가 80년대의 민주화투쟁 상황을 연상시켰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당초 촛불집회가 미국산 쇠고기로 인한 광우병 발생 우려를 바탕으로 10대 학생들에 의해 시작됐지만 이명박 정부가 취임 100일여동안 제시한 정책들에 대한 광범위한 불신으로 이어져 결국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거리로 쏟아져나오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촛불집회장에서는 반정부 및 이명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가 나오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외신들은 이번 촛불시위가 가질 상징적 의미에 대한 분석도 시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거리 시위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번 촛불집회는 국민과 지도자들 사이의 권력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과 신화통신은 이 대통령이 '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강한 추진력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 추진력이 국민들로부터 '독단적'이라는 비난을 받게 되는 빌미를 제공했다며 국민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고 기존의 업무 추진 성격을 수정할 필요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신화통신은 일부 한국문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한국 정부의 보호 아래에서 안주하던 농민과 제조업자들은 외국 농산물과 자유 무역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고 그 점이 이번 일의 단초들 중 하나를 제공했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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