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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묘가 두 기…진짜 묘는?" 기막힌 사연

<8뉴스>

<앵커>

그런데 현충일만 되면 기가 막힌다는 한 유가족이 있습니다. 한국전쟁 때 전사한 아버지의 묘를 찾았는데, 알고 보니 근처에 아버지 묘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몇 년째 두 묘소에 참배하고 있는 유가족을 CJB 이윤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1953년 3월, 한국전쟁에 참전한 아버지의 전사통지에 어머니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천애고아가 된 김옥동 씨.

아버지의 묘소를 백방으로 찾던 중 지난 2004년에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김옥동 씨는 황당한 일을 겪게 됐습니다.

어처구니없게도 조금 전 묘소에서 약 백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이곳에 아버지 김용기 씨의 묘가 또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유공내용과 전사기록도 묘비마다 제각각입니다.

두 곳 모두 이름과 군번은 틀림없는 아버지 묘소입니다.

4년째 두 번의 참배를 올리고 있습니다.

[김옥동/고 김용기 씨 유족 : 우리보고 결정해서 답을 달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답을 해 줄 수가 없는 일이고. 거기서 모르는데 나는 더 모르지요. 어려서 그랬으니까.]

김 씨는 현충원 측에 진짜 묘를 가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관계자 :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에요. (모르셨어요?) 저희도 모르죠. 저희가 5만여 분의 기록을 다 알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아버지 묘를 확인하면서 뒤늦게 국가유공자 가족으로 예우받게 됐지만, 두 개나 되는 아버지 묘에 참배하는 자식은 죄스러운 마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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