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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러시아 '강제 착륙 KAL기 사진' 인터넷 유포

1978년 4월20일 발생한 대한항공(KAL) 707기 강제 착륙 사건 당시의 현장을 담은 사진들이 최근 러시아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사진들은 지난 주 러시아 자동차 관련잡지인 '오토리뷰'의 인터넷 사이트에 처음 등장한 뒤 현지 블로거 사이트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이 잡지는 당시 사고 현장에 랜드로버 픽업 차량이 장비를 실어나르는 데 동원됐으며 이를 홍보하기 위해 당시 사진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사이트에는 KAL기 비행 경로를 포함해 불시착 직후의 비행기 본체 사진과 기체 내부, 기체에 난 구멍, 미사일을 실은 랜드로버 차량 등 10여 장이 올라와 있다.

특히 사이트에는 당시 작전에 참여했던 군인들의 인터뷰 내용도 실어 눈길을 끌었다.

작전을 지휘했던 블라디미르 드미트리예프 옛 소련군 제10방공군 사령관은 "소련과 미국 간 냉전시대의 정치적 갈등 때문에 초래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이트는 사진의 입수 경로는 공개하지 않았다.

    



문제의 사진이 러시아 사이트는 물론 5일 한국 내 일부 인터넷 사이트까지 퍼지자 대한항공 측도 출처 및 진위 파악에 나섰다.

당시 승객과 승무원 110명을 태우고 파리를 출발, 서울로 향하던 KAL기는 중간 경유지인 알래스카 도착을 앞둔 상황에서 북극 항로를 벗어나 옛 소련 영공으로 들어가면서 러시아 수호이 전투기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체 손상을 입은 항공기는 무르만스크 남쪽 얼음 호수에 비상 착륙했고 그 충격으로 2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했다.

아직 이 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2005년 러시아 국영 TV는 드미트리예프 사령관과 전투기 조종사의 증언을 담은 다큐멘터리물을 방영하기도 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드미트리예프 사령관은 "유도 착륙을 지시했으나 KAL기가 응하지 않아 격추명령을 내렸으며 열추적 미사일 1기를 발사했는데 미사일이 공격 목표를 벗어나 공중 폭발했고 그 충격으로 여객기 날개가 손상됐다"고 증언했다.

KAL기는 미사일이 발사된 순간 우연히 기수를 틀면서 격추를 모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지 30년이 지났는데 갑자기 관련 사진들이 인터넷에 올라와 당혹스럽다"면서 "그 출처를 파악 중이지만 사고와 관련해서는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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