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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수도권 참패는 '쇠고기 민심' 결정타

초기 국정운영에 대한 민의의 심판…한나라 충격

쇠고기 파동의 한복판에서 치러진 6.4 재.보선이 정국 전반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이번 선거의 승패를 결정짓는 가늠자였던 수도권 기초단체장 3곳 모두에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패배하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한나라당은 후보를 낸 전국 기초단체장 6곳 가운데 단 한곳(경북 청도)만 승리하고 나머지는 야당과 무소속 후보에 내주는 참패를 기록했다.

비록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이기는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가 갖는 중앙정치에 끼치는 정치적 상징성과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다.

무엇보다도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민심 이반이 선거 결과에 투영된 점에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쇠고기 정국에 대한 현 정권의 대응 기조에 실망한 민심이 이번 선거에서 야권의 손을 들어주는 결과로 귀착됐다는 분석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진 재.보선에서 패한 점도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이명박 정권 출범 100일을 맞아 실시된 이번 재보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것은 현 정권 초기 국정운영에 대한 민의의 `혹독한 심판'이 내려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보수 진영에 힘을 실어줬던 민의의 흐름이 일정한 반전의 계기를 맞고 있다는 정치적 해석도 가능하다.

특히 수도권 패배는 한나라당에 심리적 충격을 주고 있다. 수도권은 대선과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몰표를 던져줌으로써 MB(이명박) 정권의 '정치적 근거지'로 평가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서울 강동구는 보수표의 결집도가 가장 견고한 강남권이라는 점에서 한나라당이 느끼는 위기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통적 '텃밭'으로 분류되는 영남권 일부 지역에서 패배한 점도 한나라당에 대한 변화된 민심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여권으로서는 정치적 내상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급락하고 한나라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쇠고기 파동에 따른 민심이반이 이번 선거를 통해 확연하게 증명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장 쇠고기 정국을 정면돌파할 수 있는 `동력'과 정국운영에 대한 자신감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협상을 요구하는 쇠고기 민심이 선거결과에 반영됐다는 평가에 따라 여권 내에서 재협상론이 부상하면서 쇠고기 대응을 둘러싼 내부 전열이 흐트러질 개연성이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선거결과를 놓고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이 2004년 17대 총선에서도 152석의 과반의석을 확보하고도 이후 재.보선에서 연패의 수렁에 빠졌던 전철을 되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인책논란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7월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반대로 민주당으로서는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으로 이어지는 연패의 사슬을 끊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거여를 견제할 수 있는 `대안야당'으로 인정받았다는 자평 속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고 지지기반을 복원해낼 수 있는 모멘텀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18대 국회 초반의 정국 운영에서도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민주당은 앞으로 등원거부와 장외투쟁을 통해 재협상을 압박하는 방식의 강공 드라이브를 이어가면서 정국 주도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쇠고기 해법을 둘러싼 여야대치 정국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발등의 불로 떨어진 18대 개원협상도 야권의 강공 드라이브와 여당의 수세국면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출구'를 찾지 못하고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조만간 발표할 국정쇄신의 수위와 방향이 쇠고기 정국의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재.보선에서 드러난 민의에 어떤 내용과 강도로 화답하느냐에 따라 경색정국의 물꼬가 트일지, 아니면 대치정국이 장기화될 지 판가름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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