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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생 과반 "대학내 인간관계 위계적"

"재학 중 입대해 군문화 유입된 것이 원인"

대만과 우리나라는 징병제 국가이면서 일본 식민지 체제를 경험했고, 권위주의적 정권이 장기 집권했으며 반공이데올로기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대학생 과반수가 대학의 인간관계가 '위계적이다'고 대답한 반면, 대만의 학생들은 10%가 채 되지 않았다. 이 차이는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전국 실태 조사:대학은 군대다' 프로젝트 연구팀의 책임연구원인 권인숙 명지대 교수는 "한국의 경우 많은 학생들이 대학 재학 중에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하면서 위계적이고 폭력적인 군대문화가 대학문화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의 경우 거의 모든 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군복무를 해 군대문화가 대학에 이식될 수 있는 경로가 거의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이같은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전국 대학생 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15.3%는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고 35.6%는 언어적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예체능 계열 학생들은 64.4%가 단체기합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69.1%는 학생들끼리의 모임에서 강제로 술을 마셔본 적이 있고 80.4%는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대학에서의 인간관계가 위계적이라고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학생의 53%, 남학생의 56%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언어적 폭력의 가해자는 66.1%가 남자 선배, 34.5%는 남자 복학생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대학 문화가 폭력적이고 위계적이라는 사실은 사회정치적 경험이 매우 비슷한 대만과의 비교에서 확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대만 대학생의 경우 대학내 인간관계가 위계적이라고 느낀 경우는 9.2%에 불과했으며, 한국 학생의 35.6%가 단체기합을 받은 경험이 있었던 데 비해 대만 학생은 4.2%에 그쳤다.

연구팀은 "단순히 군대문화가 대학으로 유입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성적 차별, 직장에서의 복종적 상하관계 등으로 확대 재생산된다는 데 더 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5일 오전 10시30분 국가 인권위원회에서 열리는 토론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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