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한반도 대운하 건설사업에 대해 '일단 보류'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민간사업 제안을 준비해오던 건설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 반년 동안 준비해온 대운하 사업제안서가 빛을 보지도 못하고 '휴지조각'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데다 큰 일거리도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건설업계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1-5위와 11-20위 건설사들이 뭉친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6-10위의 'SK건설 컨소시엄', '프라임개발' 등 3개 주체가 민간사업 제안을 준비중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경부 대운하 관련 사업 방향이 '운하(canal)'에서 '수로(waterway)'로 접근방식이 바뀌면서 사업제안서 수정 작업에 들어갔으며 정부 제출 시기도 당초 4월말에서 7월 이후로 미룬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에 청와대가 운하 사업을 보류할 의사를 비춤에 따라 사업제안서 제출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측의 한 관계자는 "아직 청와대와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안된 상태에서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대운하 유보는 예상치 못했던 반응이라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대선.총선을 거치면서 내륙운하에 대한 반대파 목소리가 너무 커진 반면 국민들을 설득할 시간은 없었다"며 "사업 추진 보류가 사실이라면 청와대가 대운하를 재개할 때까지 사업제안서를 내긴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이번 쇠고기 파동으로 대운하 추진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 있지만 완전 중단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SK건설 컨소시엄측도 대운하 사업 보류 소식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 SK컨소는 이르면 사업 타당성 검토가 끝나는 이달 말께 사업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었다.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컨소시엄의 입장은 정리하지 못한 상태"라며 "하지만 정부가 받아들일 준비가 될 때까지 사업제안 시기도 미뤄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대운하를 둘러싼 청와대와 정부의 행보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대운하 사업이 시작도 못하고 좌초될 경우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까지 져야 한다.
일찌감치 사업을 준비해온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사업제안서 작성 용역비 등에 200억원에 육박하는 돈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대운하가 정치기류에 휘둘리다 보니 사업을 준비하는 건설사들도 갈피를 잡기 힘들다"며 "어느 쪽이든 확실한 플랜을 갖고 움직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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