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삼성 "에버랜드 실권주 이재용 인수 예정됐었다"

기존 주장과 정면 배치…법리 논쟁 예고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발행 당시 그룹 비서실이 주주 법인들의 실권을 예상했고, 그 실권분을 이재용 씨가 사도록 예정돼 있었다는 삼성 변호인측의 변론이 나왔다.

삼성 변호인측은 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민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특검 재판'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CB 발행 당시 실권된 주식들을 이재용 씨에게 넘기도록 예정돼 있었다"며 기존과는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삼성 측은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돼 대법원에 계류 중인 허태학·박노빈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에 대한 공판 뿐 아니라 이후에도 줄곧 "에버랜드 주주들이 각사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실권했으며 실권분을 이씨에게 넘기도록 예정돼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주장해 왔었다.

변호인측은 "이건희 회장에게 배정된 주식들은 이미 실권이 결정됐었고, 법인 주주들에게 배정된 주식들 역시 에버랜드가 1963년 생긴 이후 한차례도 배당을 하지 않았고 기업 실적도 좋지 않아 실권되리라고 예상됐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권된 주식들을 제3자에게 넘기는 것보다 이 씨에게 넘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며 이 씨에게 넘긴 이유를 설명했다.

변호인은 또 "비서실은 에버랜드로부터 자금조달 목적으로 CB를 발행하겠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승인했지만 법인 주주들이 대부분 실권한 것은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일 뿐 비서실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그러면서 에버랜드 CB의 저가발행 및 실권이 구주주와 신주주간의 손해와 이익에 관한 문제일 뿐 업무상 배임의 요건이 되는 회사의 손해를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며 발행 가격 또한 적정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향후 재판을 '법리 논쟁'으로 이끌어 갈 것임을 암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주주들이 에버랜드 CB를 실권하게 된 경위가 당시 비서실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주주들의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인지를 가늠할 핵심적 쟁점으로 파악하고 그 경위를 밝혀줄 것을 특검과 변호인 측에 주문했다.

또 에버랜드 CB의 적정가격과 관련해서는 허태학 씨 등의 항소심 재판부에서 인정했던 비상장 주식의 가치평가방법 가운데 순자산가치 방식이 적절하지 못한 이유와 삼성측이 회계법인에 의뢰한 가격이 적절하다는 것에 대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두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는 1996년 에버랜드 CB의 적정가격을 순자산가치 방식에 의해 최소 1만4천825원이 된다고 판단했으며, 삼성은 자체 회계법인에 의뢰한 미래현금흐름할인법(잉여 현금흐름을 적절히 할인한 평가방법)을 적용해 7천700원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강조해 왔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4일 오후 열리며 재판부는 되도록 이번주 내로 공판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재판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