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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협상에서 고시 발표까지

한.미 간 쇠고기 협상에서부터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 고시 발표까지의 과정은 말 그대로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졸속협상, 굴욕협상, 검역주권 포기, 광우병 괴담, 촛불시위, 배후세력 등의 단어들이 포털의 검색어 상위 순위를 장식했고 고시 연기와 재협상은 없다던 정부는 고시를 수차례 연기했으며 추가협의를 해야만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대국민 담화를 "송구하다"는 사과로 채워야 했고 정부 부처 간 책임 전가 논란이 불거졌으며 일부 국무위원은 국민보다 소의 안전을 더 우려하는 듯한 발언으로 웃지 못할 촌극을 빚기도 했다.

한.미 쇠고기 협상은 지난해 4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수입이 재개됐던 미국산 쇠고기에서 지난해 10월 5일 등뼈가 발견돼 검역이 전면 중단되면서 시작됐다.

양측은 지난해 10월 1차 협상을 했으나 모든 종류의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과 내장.꼬리 등의 부산물은 받을 수 없고 30개월 미만이라는 연령 제한 규정도 유지하겠는 우리 측과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미국 측의 대립으로 합의 없이 끝났다.

이후 공식적인 접촉 없이 상대 측의 동향을 파악하던 양측은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4월 들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저 만나자고 제의한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4월 4일께 우리 측에 협상을 다시 하자는 의사를 전달했고 같은 달 10일 공문을 보내 고위급 기술협의를 하자고 공식 요청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4월 11일부터 다시 과천청사에서 협상을 재개했다. 당시 양측은 협상의 기한을 정하지 않아 같은 달 19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타결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실제 격론을 벌이며 협상을 이어갔던 양측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8일 협상 타결을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우리 정부가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검역주권이 협상 결과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협상을 요구하는 농민단체와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커져갔고 광우병에 관한 괴담들이 인터넷 상으로 유포되면서 여론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 과정에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홍보를 하지 않아 여론이 악화됐고 야당들은 쇠고기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며 5월 2일 미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1차 촛불집회가 발생, 반대 여론이 행동으로 구체화했다.

정부도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 5월 2일 광우병과 관련한 괴담에 대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한 데 이어 나흘 뒤 쇠고기 원산지표시를 확대한다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했다.

야당은 5월 7일 국회 농해수위의 미 쇠고기 청문회에 이어 13일과 14일 통외통위의 한.미 FTA 청문회에서 재협상과 농식품부 장관 등 협상 책임자들의 사퇴 등을 요구해 정부로부터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 즉시 수입 중단, 장관 고시 연기 검토, 검역주권 명문화 검토 등의 답변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한.미 FTA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둔 13일 쇠고기 협상 결과는 농식품부가 아니라 통상 쪽의 잘못이고 국민보다 소의 안전을 우선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을 해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 모두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재협상은 없다고 버티던 정부는 검역주권 명문화를 위해 협상 라인을 통상 장관으로 바꾼 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이메일과 국제전화 등으로 긴박하게 추가협의를 했고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하지만 검역주권을 양국 통상장관의 서명이 담긴 서한으로 명문화하고 SRM과 관련해 미국이 내수용과 수출용 쇠고기에 대해 동일한 규정을 적용한다는 추가협의 결과도 거리의 촛불을 줄일 수는 없었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까지 지난 2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송구스럽다"며 사과해야 했다.

그럼에도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않았다. 지난 23일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정부와 여당은 촛불 집회 참여자들 중 과격성을 띤 사람들을 연행하는 등 강력 대응하기 시작했고 미국 작업장의 상황을 살피기 위해 지난 12일 떠났던 특별점검단이 26일 귀국하자 점검 결과를 반영해 29일 오후 고시를 발표했다.

정부가 여론에 밀려 쇠고기 고시를 질질끌 경우 국가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며 고시를 연기한다해도 미 쇠고기 수입에 대한 반발은 당분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판단에따라 정면 돌파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검역강화와 한우농가 보호.지원 등 후속대책이 충분하다는 판단도 정부의 자신감을 높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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