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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값 휘발유 추월…세금인하 이뤄질까

경유가격이 폭등세를 지속하면서 화물차 운전자들이 손을 놓는가 하면 어민들이 조업을 포기하는 등 서민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출퇴근을 자동차로 하지 못하는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당장 생계형 이용자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게되면서 경유에 붙는 세금을 깎아줘야 한다는 압력도 가중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서민들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생계형 경유 사용자들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은데다 전체적으로 세금을 깎아줄 경우 국제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경유 사용을 부추기는 결과가 올까봐 쉽게 결정을 내지 못하고 있다.

28일 급히 열린 총리 주재 에너지관계 장관회의에서도 에너지 바우처 제도와 유가보조금 지급연장 검토 등이 논의됐지만 속시원한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주유소 속출

경유가 휘발유보다 빠른 속도로 급등하면서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추월한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주유소 종합정보 시스템인 '오피넷'을 기준으로 28일 휘발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ℓ당 1천864.66원이고 경유는 1천861.07원으로 ℓ당 3.59원 차이로 좁혀졌다.

특히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77개 시.군.구 중에서 11개 시.군.구는 경유가격이 휘발유보다 높았으며 2곳은 같았다.

서울의 경우 중랑구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천843원인 반면 경유는 ℓ당 1천850원으로 경유가 ℓ당 7원 비싸 경유와 휘발유 가격차가 가장 컸다. 또 광진구와 동대문구, 서대문구 등도 경유값이 휘발유값보다 ℓ당 1원 비쌌다.

경기도에서는 수원시 장안구(12원), 연천군(12원), 동두천시(11원), 수원시 팔달구(8원), 양주시(4원), 안양시 만안구(1원) 등에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쌌고 수원시 권선구와 포천시는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같았다. 인천에서는 연수군의 평균 경유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ℓ당 3원 높았다.

정유사는 이미 19일부터 대리점과 주유소에 경유를 휘발유보다 ℓ당 5원 높은 가격에 공급해 이러한 경유의 역전 현상은 예고됐다.

5월 셋째주(19~23일) 전국 1천100개 주유소를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휘발유 평균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48.76원 오른 1천816.98원이었으며 경유는 ℓ당 69.17원 급등한 1천785.23원을 기록해 경유값 상승세가 훨씬 가팔랐다.

◇ 세금 내려야 하나

경유값이 계속 오르면서 세금을 내려야 한다는 압박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화물연대의 총파업 경고 외에도 정치권에서도 압력을 넣고 있다.

28일에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휘발유와 경유값의 비율을 애당초 정부가 약속한대로 100대 85로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경유에 붙는 세금은 우선 교통에너지환경세가 ℓ당 331.65원이고 여기에 교통에너지환경세의 15%에 해당하는 교육세와 27%에 해당하는 주행세가 더 붙는다. 이렇게 계산하면 세금이 470원 가량 된다.

이에 비해 보통휘발유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가 ℓ당 472.0원으로 경유에 비해 많이 붙어 교육세, 주행세 등을 더하면 670원 가량이 된다.

물론 경유나 휘발유 모두 세전 가격에 세금을 모두 더한 금액의 10%가 부가가치세로 부과되기 때문에 전체 세금액은 더 높아진다.

재정부가 고민하는 부분은 여전히 경유가 휘발유에 비해 세금 차원에서는 ℓ당 200원 가량 혜택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도 휘발유에 비해 싸게 세금을 매기고 있는데 더 깎아주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다.

최근 중국이나 브라질 등 신흥국가들이 빠른 속도로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경유사용이 국제적으로 급증하고 있고 이 때문에 국내 경유가격이 오르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세금을 낮춰주면서 경유사용을 유도하기에는 너무 부담된다는 논리다.

유류세 인하로 휘발유와 경유값을 깎아준 것이 불과 두달 전이지만 그 효과는 일주일도 안돼 국제유가 상승세에 파묻혀 버렸다는 점도 정부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제 원유가격 급등으로 올라간 기름값을 정부에서 세금을 통해 인위적으로 내리는 것은 경제원칙상 전혀 안맞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다면 고도의 정치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기대에 못미치는 정부대책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자 정부는 28일 긴급 에너지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에너지 바우처 제도 도입과 유가보조금 기한 연장을 적극 검토키로 했으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세민들에게 바우처를 발급, 가스.전기요금, 난방 및 주유대금 등에 대해 정부가 대금지불을 보증한다는 것으로 어느 계층까지 적용될지, 바우처를 통한 혜택이 얼마가 될지가 관건이지만 서민지원 정책이 대부분 그랬던 것처럼 극히 일부 계층에, 미미한 금액이 지원될 가능성이 높다.

또 이 과정에서 일부 편법이나 제도상의 미비점이 발생하게 마련이고 새 제도 시행을 위한 행정비용까지 감안한다면 국민 전반이 기대할만한 조치가 나올지는 회의적이다.

화물운송업계와 영세사업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유가보조금 지급을 연장하는 방안도 일부 계층에만 해당되는 조치로 가파르게 올라가는 경유값을 상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여기서도 소외되는 경유 사용자들의 박탈감은 오히려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이고 중장기 대책으로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현행 4.2%에서 2012년까지 18.1%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당장 고통받는 서민들에게는 먼 얘기에 해당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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