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넘은 아들이 등록금이 없어 아직도 대학 졸업을 못 하고 있어요"
화물차 운전만 40년 가까이 해온 안길새(58)씨는 등록금을 벌기 위해 학업을 접고 긴 휴학을 할 수밖에 없는 아들을 생각하면 긴 한숨부터 나온다.
식당일을 하는 아내와 함께 생활비를 벌고 있는 안 씨는 스스로 등록금을 마련하는 아들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밤잠 설쳐가며 화물차를 몰아봤자 집에 가져갈 수 있는 돈은 한 달에 많아야 50만 원 남짓이다. 남들처럼 아이들이 마음껏 공부하게 도와주지도 못하고…"
그가 경남 창원시와 경기도 남양주시를 1박2일 걸려 왕복하면 받는 운임은 64만 원.
여기에 왕복 톨게이트비 5만 원, 밥값 3만 원, 타이어 감가상각비 4만 원에다 1년 사이 경유값은 ℓ당 1천100에서 2천 원 가까이 올라 왕복 800여㎞를 달리고 나면 손에 쥐어지는 돈은 거의 없다.
이 외에도 한달에 보험료와 지입료, 엔진오일 교환비 등으로 45만 원 정도가 나간다.
그는 카드 명세표를 내보이면서 "지난 17일 창원에서 충북 영동군까지 편도 기름값만 36만 원이 들었다"며 "기름값이 올라도 너무 올라 화물차 운전자들이 살 수 없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안 씨 옆에서 먼 산을 바라보며 담배를 뻐끔뻐끔 피던 전병도(58)씨도 갑갑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는지 사연을 털어놨다.
화물차 운전만 43년째 해온 전 씨는 치솟는 경유가에 지금처럼 힘든 적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전 씨는 생활비와 자녀들 학자금 등으로 4천여만원을 빌렸으나 대출이자만 연 11%로 현재 이자도 갚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불량자가 될 판인데 저축은 무슨… 노후를 위한 보험과 적금은 꿈도 못 꾸죠. 나이가 적기라도 하면 버스를 운전했을 텐데, 새로 취직도 못하고. 가족들에게 미안할 뿐이죠"라고 하소연 했다.
그는 "1만∼2만 원 더 받겠다고 짐이 차량 밖으로 나오게 적재하는 등 과적이나 적재불량으로 단속에 걸리면 30만 원을 내야 한다"며 "여기에 조사 받는다고 여기저기 불려 다니다보면 화물차를 운행할 시간을 빼앗겨 돈을 못 번다"고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이 때문에 화물연대 경남지부 소속 조합원 250여명은 27일 운송료 23.4% 인상을 요구하며 창원시내에서 가두행진 벌였다.
이날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www.opinet.co.kr)에 따르면 경남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최고 가격은 ℓ당 1천958원, 경유는 1천958원이었다.
(창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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