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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의료보험 시대 열렸나? ①

민영의료보험 시대 열렸나? ①

심영구

작성 2008.05.27 13:28 수정 2008.10.15 01:1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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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민영의료보험 시대가 사실상 개막됐다는 기사를 지난주에 썼습니다. 다음날 포털을 통해 기사를 다시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댓글이 2천 개 넘게 달렸더군요.

- 올해를 달굴 뜨거운 이슈가 될 것이란 예언이 들어맞겠다는 슬픈 예감이 들었습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을까요.)

- 댓글 중에 "민영의료보험, 좀더 정확히는 '실손형 보험'은 원래 있었는데 무슨 시대가 개막했느니 호들갑이냐"는 댓글이 눈에 띠었습니다.

"기삿꺼리가 그렇게 없냐"는 질타도 섞여 있었고요.

- 2분과 1분 반짜리 기사 2개로는 아무래도 부족했다는 걸 절실히 느낍니다.

유감스럽게도 보건과 복지, 이 분야는 저에겐 늘 그렇습니다. 간명하게 설명하고 싶은데 쉽지 않아요. 민영의보 문제에 대해 제가 잘 모르는 부분도 물론 많고 착각하고 있는 대목도 있겠지만, 가능한 한 이해하기 쉽도록 차근차근 풀어 적어보려고 합니다.

1.

그전에 잠깐 <식코:Sicko> 얘기부터 해보죠.

- 식코는 아픈 사람, 환자라는 뜻입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이 만든 영환데요, 미국 의료보험제도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한국의 건강보험 같은 공보험이 없고, 민영의료보험만 있습니다. 한국에선 소득이 없는 사람도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있지만, 미국에선 돈이 없는 사람들은 보험에 가입할 수 없습니다. 보험에 가입하면 매달 보험료를 내는 대신, 병원에 가게 되면 상대적으로 싼 보험가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죠. 반대로 미가입자는 비싼 비보험가를 지불하고 치료를 받아야합니다.

영화에는 목공 작업을 하다 손가락 2개를 잘린 가난한 노동자가 등장하는데요, 이 양반은 가입한 보험이 없습니다. 그래서 손가락 접합수술을 받으려고 하니, 비보험으로 넷째 손가락은 만 2천 달러,(대충 천 2백만 원인가요...) 가운데 손가락은 6만 달러를 줘야했답니다. 그래서 손가락 1개밖에 붙일 수 없었다는 얘기.

최근 몇 달 동안 한국의 보건의료시민단체들이 줄기차게 식코 관람 캠페인을 하거나 식코를 인용한 성명서를 내곤 했는데요, 이들은 한국에서도 식코의 현실이 도래할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경고는 <건강보험 민영화>, 좀더 정확히는 <의료 민영화>라는 말에 담겨있습니다.

2.

다시 실손형 보험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실손형 보험이 원래 있었다는 말은 맞습니다. 손해보험사에서는 오래 전부터 실손형 보험상품을 판매해왔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실손형 보험 상품은 생명보험사에서 내놓은 것입니다.생보사의 실손형 보험 판매= 민영의료보험 시대 개막, 이렇게 판단한 겁니다.

-실손형 보험부터 설명을 하면요. 실손형 보험은 줄임말은 아닙니다만, '실제 손해를 보장해주는 보험' 정도로 보면 되겠습니다. 실손형 보험의 상대되는 개념은 정액형 보험입니다. 정액형은 보험 가입 때 정해진 액수만큼 보험금이 지급된는 형탭니다. 보험이란 본래 사고가 났을 때(사망, 질병, 교통사고, 화재 등등)를 대비해 보험료를 내고,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받는 것이죠. 환자가 병원이나 약국 등을 이용할 때 지불하는 의료비에서 실제로 낸 만큼을 보장해준다는 게 실손형 보험의 개념입니다.

-실손형 보험은 건강보험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습니다. 한국은 미국과는 달리, 전 국민이 공보험인 건강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돼 있습니다. 극빈층에 한해서는 의료급여 대상자로 지정해 보험료 납부 없이 의료비 혜택을 받을 수 있게도 했지만, 국민 대부분은 건강보험 가입자로써 건강보험 혜택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민간보험을 아무것도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병원에 가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건강보험의 보장율은 64% 수준, 이는 전체 의료비가 100만 원이라면 이중에 평균 64만 원은 건강보험에서 내준다는 겁니다. 나머지 36만 원은 자기 부담이 되겠지요.

-실손형 보험에 가입했다고 해도, 건강보험엔 이미 가입돼 있습니다. 따라서 예를 들어 병원에 가서 100만 원어치 진료를 받았고, 건강보험에서 64만 원을 보장한다면, 나머지가 환자 본인이 낸 의료비가 됩니다. 실손형 보험은 환자가 낸 만큼 보장해준다고 했죠? 이 경우에 36만 원을 보장해준다면 실손형 보험의 보장율은 100%가 되는 거죠.

-여기까지 설명하고 보면 별 문제가 없어보이는데요, 문제는 본인부담에서 생깁니다.

본인부담금부터는 다음 글에서 이어 쓰겠습니다.

 

[편집자주] 2003년에 SBS에 입사한 심영구 기자는 사회1부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참 넓고 깊고 복잡하고 중요한 분야'라면서 건강하게 오래사는데 도움이 되는 기사를 써보겠다고 합니다. 사내커플로 결혼한 심 기자는 부부가 방송 기자로 활약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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