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에 112층짜리 제2 롯데월드를 신축하는 문제와 관련, 군 당국이 서울공항의 활주로 방향 변경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공군과 국방부는 롯데 측의 건축 안대로 국내 최고층인 112층(555m) 건물이 잠실에 건립되면 인근 서울공항으로 이.착륙하는 각종 항공기의 비행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 서울시와 롯데 측에 203m 이상의 건물 신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제시한 바 있다.
정부 또한 작년 7월 군의 입장을 수용, 555m 높이 건물의 신축을 허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해 제2 롯데월드 신축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었던 것.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합동회의'에서 롯데월드 신축을 위한 규제완화에 관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촉발되고 있다.
당시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동석했던 이상희 국방장관이 '112층에 달하는 제2 롯데월드가 건설되면 외국 귀빈을 태운 대형 항공기가 서울공항을 이용할 때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인천이나 김포공항을 이용해도 되는 것 아니냐"며 활주로를 변경해 초고층건물을 지은 대만의 예를 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공군과 국방부는 다각적인 실현방안 마련에 착수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공군은 우선 서울공항의 기존 활주로 방향(각도)을 변경하는 방안을 시뮬레이션했으나 새로운 활주로를 건설할 때보다 공사비가 더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공항에서 이·착륙하는 금강·백두 정찰기와 CN-235 등 수송기를 다른 공항으로 이전하는 안도 고려했으나 항공기를 수용할 격납고와 각종 지원시설을 새로 만드는 데 수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돼 배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와 공군, 국방부 관계자들도 지난 16일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롯데월드 신축과 관련한 규제완화 방안을 협의했으나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토할 사안'이라는 데만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19일 "당시 회의(4월28일)에서 대통령의 말씀은 군부대를 옮겨야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공군은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555m 높이의 제2 롯데월드 건물 신축 문제는 군과 기업 간 신경전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군 측은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예정지는 서울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의 계기비행 접근보호 구역(고도 203m)에 들어가 자칫 '9.11 테러'에서 본 것과 같이 항공기가 건물에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공항으로 착륙하는 항공기가 악천후로 육안 조종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면 조종사가 조종석의 각종 계기판에 의존한 계기비행을 해야 하는데 이 구역에서 1~2초 가량 짧은 순간에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공항으로 착륙하려는 항공기는 제2 롯데월드 신축 예정지 부근 지상으로부터 불과 279m 상공을 비행할 수 밖에 없어 위험성이 더욱 높다는 게 공군의 설명이다.
공군은 555m 높이의 건물 신축을 가정하고 1989년 이후 계기비행 접근 방향 변경, 활주로 방향 조정, 활주로 확장 방안 등을 놓고 시뮬레이션을 했으나 사고 확률을 낮출 수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롯데 측은 제2 롯데월드는 비행안전구역 바깥에 있어 군용항공기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열린 제11차 건축위원회에서 롯데 측이 '112층 건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112층 건물을 뺀 나머지 9개 동에 대한 신축계획안을 조건부로 가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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