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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만이라도.." 맨손으로 잔해 헤치는 '생지옥'

<8뉴스>

<앵커>

중국 대지진 피해로 인한 공식 사망자 수가 이제 2만 8천881명, 3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지역인 베이촨 현은 말 그대로 생지옥이었습니다. 이재민들은 가족의 시신이라도 찾겠다며 무너진 건물더미를 맨손으로 뒤지고 있습니다.

표언구 특파원이 베이촨 현지에 들어갔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순식간에 가족을 잃은 여인이 닷새 만에 가까스로 남편의 시신을 찾았습니다.

시신이나마 찾은 것도 다행이라며 감사하다는 말만 되뇌이고 있습니다.

[7살 먹은 아들하고 남편이 산채로 매몰됐어요. 남편 시신은 닷새 만에 찾았어요.]

거대한 산이 무너져 건물을 덮치고 그 건물은 사람을 덮쳤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건물에 깔렸고, 그들을 구하려던 구조대원들도 여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희생됐습니다.

폐허 속에 시신은 아무렇게나 놓여 있습니다.

군·경이 통제한 길은 오토바이로 우회하고 막힌 길은 걸어서 도착한 베이촨의 모습은 말그대로 생지옥이었습니다.

수십 대의 버스가 서 있던 버스 정류장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유치원, 초등학교도 흙 속에 파묻혔습니다.

희망마저 없어진 마을에서 주민들은 맨손으로 잔해더미를 헤치며 가족의 시신을 찾고 있습니다.

[모두 죽은 것 같으니까, 군대가 다 철수하더라고요.]

무너진 아파트 위에서는 주민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16일)까지 들렸던 생존자 목소리가 오늘은 들리지 않는다고 낙담하고 있습니다.

악취가 진동하는 가운데 전염병 위험까지 커지면서 주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습니다.

한 주민은 베이촨에서만 이미 수만 명이 숨졌다며 정부의 사망자 발표를 비웃었습니다.

매몰자를 구조하겠다며 투입됐던 군대도 생색만 내고 갔다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진작 구하겠다고 말했으면 우리가 구했을 텐데 시간만 끌어서 다 죽었어요.]

주인 잃은 가축들만 배회하는 마을.

한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협곡을 자랑했던 베이촨, 엄청난 대재앙이 덮친 이곳은 이제 절망의 땅으로 변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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