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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SBS 뉴스의 '부적절한 자료화면'

텔레비전 뉴스의 배경화면은 뉴스의 현장감과 생동감을 높여줍니다. 사진 한 장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때도 있습니다. 실제상황의 촬영이 불가능한 경우 자료화면을 쓰기도 하는데, 적절히 사용한다면 이해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자료화면은 뉴스의 뉘앙스를 왜곡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사례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만날 것이라는 뉴스에서 봅니다.

지난 9일 SBS 8시뉴스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만남을 보도하면서 "복당 합의 전망"이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일부 인사'는 친박계 일괄 복당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에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러나 뉴스의 낙관적인 전망이 성급했다는 것은 하루 뒤에 바로 드러났습니다. 두 사람이 만난 날인 10일 뉴스의 제목은 전날의 전망을 뒤집은 "일괄 복당 이견"이었습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일부 인사' 중에는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친박 진영에서 차지하는 서 대표의 비중으로 보아 그를 복당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박 전 대표가 선뜻 합의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상황판단이 필요했습니다. 9일 뉴스에서 제목보다 더 적절치 않았던 것은 배경 화면이었습니다. 이날 뉴스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는 자료화면을 사용했습니다.

이 상황을 촬영했을 때는 아직 두 사람 사이의 균열이 일어나지 않았던 지난 1월이었습니다. 한나라당 총선후보 공천과 관련하여 박 전 대표가 "나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는 말로 이 대통령을 비판한 뒤의 만남은 지난 1월과 같을 수가 없습니다. 10일 뉴스가 전한, 두 사람이 악수할 때 보인 박 전 대표의 굳은 표정이 이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총선 직후인 4월 10일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 측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 것이 부담이라고 보도한 SBS 뉴스 역시 두 사람이 웃으면서 악수하는 화면을 사용했는데, 이 또한 뉴스의 내용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을 보도한 뉴스에서는 정확하지 않은 해석도 있었습니다. 12일 뉴스는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의 당 대표직 제의를 거절했는가, 아니면 박 전 대표가 당 대표직 제의를 받은 일도 없는 가를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뉴스가 이 대통령이 "당의 구심점이 돼 달라"고 박 전 대표에게 제안했다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말에 붙인 '사실상 당 대표를 제안 한 것'이라는 해석은 오버였습니다. '당의 구심점'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은 언제든지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뉴스비평, 이번에는 쇠고기 협상 파장을 보도한 뉴스를 살펴봅니다. SBS 뉴스는 협상 파장의 주요 대목을 빠짐없이 짚어주고 있습니다. 15일 뉴스는 지난해까지도 미국 도축장 실태가 "심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는 보고서를 냈던 정부가 도축장 실태가 "안전하다"고 주장을 바꾼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또 이번에 한미간에 합의한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미국 FDA도 위험물질로 규정하고 있는 부위까지 수입하게 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등뼈의 경추, 유추, 요추의 횡돌기와 극돌기 등은 미국 FDA도 위험물질로 규정하고 있어 미국에선 먹지 않는 부위라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쇠고기의 문제점에 대한 SBS 뉴스의 보도는 집중하지 않고 분산되었을 뿐만 아니라 뉴스 가치가 떨어지는 뉴스도 섞여 들어가 시청자의 기억에 각인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SBS 뉴스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 논란에 대해 의학계와 과학계가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수의학회의 주장을 인용했습니다. 뉴스가 인용한 단체들이 의학계와 과학계를 대표하는지도 의문이지만, 광우병 위험 논란의 문제라고 든 "광우병은 공기로도 전염된다"는 등의 사례도 적절치 않았습니다. 이런 사례들은 광우병 논란의 핵심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뉴스는 광우병 논란의 초점을 흐려버릴 위험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일어난 끔찍한 지진 재난에 대해 SBS 뉴스를 비롯한 언론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은 중국이 이웃나라인 점에서도, 엄청난 불행을 당한 사람들에 대한 뜨거운 연대의식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합니다. 32년 전 탕산 대지진 당시 철저히 통제된 언론을 통해 재난 앞에서 의연하게, 질서정연하게 행동하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하고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시청자들은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 이번에는 재난을 당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보일 수 있는 공포 반응을 마찬가지로 보이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SBS 뉴스에서는 지진이 발생한 스촨성이 중국의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가 하는 기본적인 자료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지난 12일 지진사태를 첫 보도하면서 중국대륙을 보여주는 지질도면이 화면을 잠시 스치긴 했지만, 스촨성의 위치와 베이징, 샹하이 등과의 관계를 보이는 설명적인 지도는 없었습니다.

지난 15일 SBS 뉴스는 공포의 재난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모습을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재민과 함께 고통을 나누는 총리의 언행이 실의에 빠진 중국인들에게 작은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위 정치인들이 재난 현장을 방문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냉랭한 우리나라와 아주 대조적인 모습에서 중국 지도자들의 자세와 중국인들의 저력을 느낄 수가 있었던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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