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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천년 기업 7개…장수의 비결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어디일까.

서기 578년 백제에서 건너온 백제인 콘고 시게미츠(한국명 유중광)가 세운 일본의 건축회사 '콘고구미(金剛組)'다.

이 회사는 일본 최고(最古)의 사찰인 시텐노지(四天王寺)를 593년에 건립했다. 또 일본 고베시에 건축한 사찰은 1995년 10만 채의 건물이 완전히 파괴된 고베 지진에도 끄떡없이 건재했다.

콘고구미는 비록 2006년 자금난으로 다른 기업에 인수됐지만 회사명을 그대로 유지하며 1430년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은 이외에도 세계 2위, 3위의 장수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장수기업 대국'이다.

한국은행은 14일 '일본기업의 장수 요인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냈다.

이에 따르면 전세계에 창업한 지 200년 이상된 기업 5천586개사(총 41개국) 가운데 절반 이상인 3천146개사가 일본에 몰려 있다. 이어 독일 837개사, 네덜란드 222개사, 프랑스 196개사 순이다.

한국에는 창업한 지 200년 이상된 기업은 없다. 100년 이상 기업도 두산(1896년)과 동화약품공업(1897년) 두 곳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1천년 이상 기업은 7개 ▲500년 이상 32개 ▲200년 이상 3천146개 ▲100년 이상 5만여개 등이다.

이들 장수기업의 89.4%는 종업원 300명 미만의 중소업체이다.

또 식품·요리·술·의약품을 만들거나 고유 기술로 소재·부품을 생산하는 기업, 다도와 같은 전통 문화와 밀접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여관 등 가족 단위로 운영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이 보고서는 "일본 경제가 1980년대 엔화강세와 1990년대 장기불황에서 벗어나게 된 것도 소재.부품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장수기업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자동차, 방적, 바이오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고유 기술로 개발한 첨단 부품으로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의 고용안정과 고유 문화 형성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기업이 이처럼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는 비결을 뭘까.

보고서는 ▲본업중시 ▲신뢰경영 ▲투철한 장인정신 ▲혈연을 초월한 후계자 선정 ▲보수적 기업 운용 등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본업 중시는 시대와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제품을 개발하면서도 창업 이래 고유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하는 등 본업의 연장선상에서 사업을 전개해온 것을 말한다.

이밖에 외침이 적었고 장인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 등 기업 외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장수기업 육성을 위해 핵심부품 제조 기술의 연구개발 투자에 대해 세제와 금융지원을 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성공적인 기술 개발에 대한 획기적인 보상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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