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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 움츠러든 '삼국지의 고향' 청두 르포

주민들 여진 공포에 골목서 노숙…호텔·여관도 만원사례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이 휘몰아친 지 하루가 지난 13일 낮(이하 현지시간) 중국 남부 쓰촨(四川)성의 성도 청두(成都)에 접어들자 맑은 하늘에 잔뜩 구름이 끼기 시작하더니 청두 국제공항에서는 기어코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강진의 여파로 쓰촨성이 1만 명에 육박하는 사망자를 낸 것을 하늘도 아파하는 듯 했다.

청두는 아름다운 풍광과 삼국지의 유적으로 5월부터 관광성수기를 맞지만 초입에 들이닥친 재앙으로 시민들은 움츠러들어 있었다.

시내로 들어오면서 눈에 띈 시민들의 얼굴에는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으며 시내 전체가 초유의 재앙에 몸을 떠는 느낌이었다.

기자가 예약한 시내중심의 켐핀스키 호텔 초입에서 만난 천(陳)모씨는 아침에 일어나면서도 여진을 느꼈다면서 이번 지진피해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고 불안해했다.

청두에서도 4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진의 여파로 시 외곽의 허술한 건축공사장에서 주로 사고가 났다고 천씨는 전했다.

통신회사에 다닌다는 왕(王)모씨는 당시 상황을 돌이키며 전율했다.

큰 건물 외벽은 겉보기에는 멀쩡했는지 모르지만 안에서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주된 기둥은 별 문제가 없었지만 사무실과 사무실을 가른 벽면이 요동쳤고 유리창은 박살이 나거나 균열이 사방으로 났으며 사무실 안 집기는 성한 게 없었다고 왕씨는 전했다.

청두에 주재원으로 나와있는 한국 교민인 김모씨를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이날 가족들을 데리고 호텔로 피신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족들이 불안해해 도저히 집에 머물 수가 없어 일단 안전한 호텔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의 추이를 봐가며 가족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낼지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청두 시민들의 상당수는 12일 밤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1차 지진 이후 여진이 계속되면서 잠을 자다 매몰되는 불상사를 걱정했다.

여관과 호텔이 만원사례를 이뤘고 그럴 형편이 못되는 사람들은 골목골목에서 노숙을 했다. 그편이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얼마나 오래 갈 지 알 수 없지만 청두 시민들의 얼굴에는 공포감이 서렸다. 호텔 뒤편의 아파트 공사장에는 인기척 마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적막했다.

지진의 여파를 감안하면 아파트 공사를 기초부터 다시 점검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현재 가장 많은 피해를 낸 진앙지인 원촨(汶川)지역은 도로가 막혀 진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민들은 시정부의 인터넷 홈페이를 통해 지진 소식을 전해들으며 빨리 구조작업이 이뤄지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지우자이거우와 황룽, 어메이산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아름다운 자연풍광의 출발지이자 삼국지의 고향인 청두는 비속에 시민들의 공포와 안타까움을 감춘 채 이틀째를 보내고 있다.

(청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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