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론 나르기스(Nargis)의 영향으로 미얀마에서 사상 초유의 희생자와 이재민이 발생했음에도 불구, 군사정부는 국내외 반발을 무릅쓰고 10일 국민투표를 강행했다.
군정은 이라와디 삼각주 7개, 옛 수도인 양곤 40개 등 나르기스로 피해를 당한 47개 마을을 제외하고 다른 재해지역을 포함한 전국에서 예정대로 신헌법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47개 재해지역의 투표는 24일로 연기됐다.
미얀마 국민 5천700만명 가운데 유권자 수는 2천700만 명이지만 이중 투표가 연기된 유권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 유권자는 국민투표를 통해 민생은 외면한 채 영구집권에만 골몰하고 있는 군정을 심판할 수 있을까?
미얀마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군정은 그동안 국민투표 반대 운동에는 재갈을 물리고 찬성 운동은 적극적이고 조직적으로 펼쳐온데다 재난을 당한 유권자들은 민생고에 눌려 투표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군정은 지난 3일 나르기스가 상륙한 이후 사망.실종 10만명, 이재민 150만명으로 급증하는 등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는데도 불구, 국영신문과 TV 등 대중매체를 동원해 유권자들에게 '찬성'표를 던질 것을 독려해 왔다.
특히 군정은 최근 모든 공무원에게 휴가 금지령을 내렸는데 이는 이재민을 돕고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투표에 동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미얀마의 옛 수도이자 경제중심지인 양곤에는 투표에 대한 무관심이 팽배하다.
양곤 주민인 느위 느위(45)는 AP 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매일 아침 깨어나면 어디 가서 식수를 구할 지 어디에서 줄을 서서 석유를 살지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륜택시 기사인 킨 마운 탄(45)도 집과 생계수단인 택시가 폭풍우로 박살나 투표는 관심 밖이라며 "가족들은 사원에 머물고 있고 난 집을 수리할 여력이 없다. 어떻게 어린 자식을 먹여살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군정의 투개표 조작은 미얀마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사안이다.
미얀마의 옛 수도인 양곤에는 이미 신헌법 국민투표 찬성률이 84.6%로 이미 정해져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익명의 양곤상공회의소 회원은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투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호주국립대학의 모니크 스키드모어 교수는 "군정은 당초 자유롭고 공정한 투표를 치를 의사가 전혀 없었다"면서 "그들은 유권자들의 투표 여부는 개의치 않고 결과만 신경을 쓰고 있다. 그 결과를 유리하게 조작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방콕=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