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1,010원 선에 안착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고유가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 행진 등으로 환율이 전 고점인 1,030원 선을 목표로 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 상승으로 수출 대기업은 안도할 수 있게 됐지만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는 상승 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서민 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 환율 1,010원대 급등..2개월來 최고 =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4.90원 급등한 1,014.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5거래일간 18.50원 급등하면서 지난 3월17일 1,029.20원 이후 두달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유사의 달러화 결제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 전자거래에서 배럴당 120.36달러까지 올라 1983년 원유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처음 120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새 정부가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점도 역외세력 등의 달러화 매수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동안 끊임없이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발언을 내놨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41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도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는 2004년부터 계속 떨어지면서 어떤 해는 절반씩 줄어들기도 했다"며 경상적자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 전고점 경신 시도 전망..물가 불안 우려 =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수급 변화와 정책 변수 등으로 한동안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달까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무역수지가 고유가 여파로 적자 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유가가 10% 오르면 지난해 무역액을 기준으로 무역수지가 최대 80억 달러 악화된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가 올들어 이달 5일까지 14조6천억원을 기록하고 있고 1.4분기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등 외국인의 국내 시장 이탈 움직임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점진적인 오름세를 보이면서 전 고점인 1,030원 부근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역외세력의 매수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단기 과열(오버슈팅) 양상을 보이면서 1,060원까지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외환은행 김두현 차장은 "고유가 등으로 결제 수요가 탄탄한 상황이어서 환율이 1,015원과 1,020원 등 5원 단위로 고점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며 "역외세력의 매수세가 주춤해져야 단기 고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 10% 상승시 수출이 각각 1% 가량과 2.3%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 것처럼 환율 상승은 수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그러나 물가에는 심각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서민 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1% 상승하면서 3년8개월 만에 4%대로 치솟았다.
JP모건 임지원 이코노미스트는 "주식 배당금의 영향이 줄어들기 전까지 환율이 한동안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3월 고점인 1,030원선까지 치솟을 경우 물가가 한번 더 자극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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