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가 감독 3명을 선정해 디지털 단편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숏!숏!숏!' 프로그램이 올해 소개하는 감독은 김나영, 신민재, 이진우 등 젊은 감독 3명이다.
이들이 4일 전주 고사동 메가박스에서 기자 시사회를 통해 선보인 영화 '봉승아' '엄마가 없다' '이를 닦는다'는 서로 다른 3색 매력을 보여준다.
신민재 감독의 '엄마가 없다'는 17분의 짧은 상영시간 안에 웃음과 눈물을 차례로 뽑아내는 영화.
이사 때문에 정신 없는 인배의 집에 당돌한 꼬마 연아가 무작정 들어온다. 연아는 집안을 뒤지기 시작하고 말리는 인배의 팔을 면도날로 긋기까지 한다. 연아는 "가져갔던 엄마의 휴대전화를 내놓으라"며 떼를 쓰고 인배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자 비밀의 노트를 펼쳐 보인다.
얼마 전 일어났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이 영화는 "세상 모든 연아들에게 힘!"이라는 신 감독의 연출의 변 그대로다. 늘 보고 읽어 무감각해진 수많은 사건사고의 피해자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것. 제목부터 어린 배우의 연기에 이르기 까지 모든 감정 표현이 진실하고 명확해 관객에게 짧고 강렬하게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
이진우 감독의 17분짜리 코미디 '이를 닦는다'는 쿡쿡거리는 웃음을 이끌어내는 영화다.
남자친구인 우기가 독감에 걸려 학교에 나오지 못하자 고등학생 선이는 문병을 위해 수업을 빼먹는다. 학교 담을 넘고 있는 선이를 본 젊은 여교사 김 선생님은 학교를 함께 '땡땡이' 치자고 제안한다.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이 영화는 디테일에서도 보는 이에게 새콤달콤한 기쁨을 준다. 장면 장면 인물들의 대화와 표정이 엉뚱하지만 성공적인 캐스팅에 힘입어 유쾌함을 안긴다. 또 디지털 영화만이 줄 수 있는 색감이 생생하고 발랄하게 살아 있다.
김나영 감독의 '봉승아'는 세 작품 중 상영시간이 가장 긴 30분이다.
교사 일을 그만두고 소설을 쓴답시고 시골 집에 들어앉은 봉수는 인터넷 모임에서 만난 승아와 실제로 얼굴을 보기를 바라고 있다. 유부녀인 승아는 고전 영화와 책을 즐겨 보는 고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봉수는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서도 승아를 만나기 위해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캐릭터가 살아 있는 작품이다. 홍상수 감독 영화의 남자 주인공들을 떠올리게 하는 남자 봉수와 흔한 '구원의 여성상'과는 다른,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여자 승아 캐릭터의 조합이 흥미롭다.
(전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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