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에 이어 대구에서도 닭의 폐사 원인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것으로 확진되면서 대구·경북지역에서도 AI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닭의 집단폐사 신고가 줄을 잇고 있어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영천시 오미동의 한 조경업체의 닭 폐사 원인이 지난 1일 AI로 판명된 뒤 방역당국이 예방차원의 살처분과 방역강화에 나섰지만 대구에서도 3일 AI가 확진되고 폐사신고가 쇄도하면서 AI 공포가 커져 가고 있다.
◇ 얼마나 확산될까 = 대구·경북지역에서 처음 AI가 확진된 것은 지난 1일.
지난 달 23~26일 영천 조경업체에서 46마리의 어린 닭이 집단 폐사한 원인이 고병원성 AI로 판명났다.
이 폐사된 닭은 조경업체 주인이 지난 달 22일 재래시장에서 생후 50~70일 된 46마리를 구입해 사육하던 중 폐사했으며 이후 27일 같은 판매업자로부터 20마리를 추가로 입식, 사육해 왔다.
이어 3일에도 지난 달 29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가정집에서 발생한 닭 5마리의 집단폐사 원인이 AI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것으로 결론났다.
AI가 확진된 닭은 모두 영천 임고면의 A농장에서 중간 유통상들이 구입해 재래시장에서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천과 대구의 AI 발생에 이어 경북지역 곳곳에서 닭의 폐사신고가 잇따르면서 방역당국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2일 하루에도 영천과 군위, 경산, 구미, 고령, 청송 등 경북지역에서만 14건의 폐사신고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군위군 중앙고속도로 IC 주변의 야산에 폐사한 채 버려진 닭 10마리의 1차 간이분변검사에서도 양성반응이 나와 정밀검사 중이다.
◇ 갈피 잡을 수 없는 감염경로 = 대구·경북에서 처음으로 AI가 확진된 영천 조경업체의 닭이 지난 달 22일 재래시장을 통해 구입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보건당국은 유통경로를 파악해 중간 판매상들을 찾아 내고 이들이 영천의 A농장에서 닭을 산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해당 농장에서 닭을 구입한 2명이 판매한 닭이 대구 수성구 등 4곳에서 추가로 폐사한 사실도 확인했다.
대구에서 AI로 판명된 닭들도 이들 판매상 중 1명을 통해 유통된 것이다.
이에 따라 AI와 관련해 A농장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해당 농장에서 키우던 닭에 대한 AI 1차 간이분변검사결과는 일단 음성으로 나타나 방역당국이 감염경로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이 농장 닭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
또 이 농장에서 닭을 구입해 재래시장에 판매한 유통상인의 농장 2곳 중 1곳에서는 간이검사결과 음성으로 나타났으며 다른 1곳에서도 1마리만 간이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다.
A농장에서는 충남 천안과 김천, 구미 등에서 닭을 입식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이들 농장도 AI 감염 농장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방역당국이 감염경로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A농장에서 닭을 구입해 판매한 중간 유통상이 추가로 2명 확인된 데다 폐사 신고된 닭들 중 상당수가 재래시장을 통해 판매되는 등 유통경로가 얽히고 설킨 양상이어서 방역당국이 당혹해 하고 있다.
◇ 확산 차단 난항 = 이처럼 AI 확진과 닭의 폐사신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감염경로에 대한 역학조사가 난항을 겪으면서 보건당국이 난감해하고 있다.
경북도는 폐사신고가 이어지면서 3일까지 18개 시·군 51개소에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가금류의 이동 통제와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A농장의 닭 6천490마리와 같은 농장주가 운영하는 고령의 농장에서 키우던 닭 8천500마리를 살처분했다.
경북도는 이와 함께 AI가 발생한 영천 조경업체 주변 반경 3㎞ 이내의 3만마리의 닭에 대해서는 관계기관 간 협의를 거쳐 처리키로 했다.
대구시도 폐사원인이 AI로 밝혀진 수성구 만촌동 가정집 주변에서 사육 중인 370마리의 닭을 땅에 묻었다.
이밖에도 재래시장의 닭 유통을 철저히 통제하고 양계농장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는 등 AI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경북도의 초기 대응에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경북도는 영천에서 처음 닭이 폐사한 조경업체에서 사육 중인 20마리의 병아리를 수거해 1차 간이분변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AI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었다.
그러나 3일 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조사 결과 고병원성 AI로 판명됐다.
경북도가 폐사한 닭과 사육 중인 닭에 대해 모두 간이분변검사를 실시한 결과 폐사한 닭에서는 AI 양성반응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공개하지 않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확진이 나올 때까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가축위생시험소 관계자는 "죽은 지 며칠된 닭은 부패가 심해 간이검사에서 결과가 나와도 믿을 수 없는 반응이 많아 단지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말했다.
(대구.영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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